(아주경제 최수연 기자) 경북 포항시 남구·울릉군에 출마한 김형태 새누리당 후보가 사망한 친동생 부인을 성추행하려 했다는 논란에 강하게 부인하고 있지만 다른 후보들과 여성·시민 단체 등은 김 후보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또 포항시청에서 김 후보와 나눈 대화내용이 수록된 녹취록을 공개하면서 파장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김 후보의 제수라고 밝힌 최모(51.여)씨와 장남 김모(30)씨는 지난 8일 오후 1시 포항 라마다 앙코르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지난 2002년 김 후보가 아들의 장학금 문제를 의논하자며 서울의 한 오피스텔에서 만나자고 요청했고 그곳에서 성폭행하려고 시도했다”면서 “강한 저항으로 성폭행을 당하지 않았지만 성추행자가 국회의원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제보하게 됐다”고 폭로했다.
이어 9일에는 2004년 김 후보가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는 대화 내용이라며 녹음 파일을 공개했다.
공개된 녹취록에는 김 후보로 추정되는 한 남성이 자신의 성추행을 인정하는 발언을 하며 “큰 아빠가 술을 먹고 결정적으로 실수를 했다”면서 “남녀관계까지는 가지 않았다”고 말하는 내용이 들어있다.
이에 관해 김 후보는 "정장식 후보가 열악한 지지율을 만회하기 위해 흑색선전을 전개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또한 김 후보는 9일 오후에는 "허위사실을 유포했다"며 최모씨와 김모씨를 비롯, 정 후보 캠프 관계자 2명에 대해 ‘명예훼손 및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포항 남부경찰서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이같은 김 후보의 반박에도 불구하고 논란은 식지 않고 있으며, 다른 후보들과 여성·시민 단체 등은 김 후보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같은 선거구에 출마한 무소속 박명재(64) 후보는 이날 성명에서 "치고 받는 낯 뜨거운 막장 싸움이 개탄스럽다"며 "두 후보의 이전투구로 포항남울릉이 웃음거리로 전락하고 있다"고 싸잡아 비난했다.
이어 "지역에 지울 수 없는 오명을 안기고, 주민의 자존심에 대못을 박는 두 후보는 자진사퇴하는 게 옳다"고 주장했다.
또한 지역 11개 여성단체로 구성된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포항환경운동연합 등은 이날 성명을 통해 "상담기관에서 진술한 피해자 증언을 분석한 결과, 이 사건이 희대의 파렴치한 범죄라는 인식에 뜻을 같이 한다"며 "새누리당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사과와 김 후보의 사퇴를 촉구한다"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