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은행 '폐쇄 가능성', 국내은행과 엇갈린 희비

2012-03-25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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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은 실적하락에 철수 가능성- 국내은행 단기유동성 부담 완화

(아주경제 김희준 기자) 외국계 은행의 국내 실적하락에 따른 지점 철수, 폐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반면 국제금융권에서는 국내은행의 단기유동성 부담이 완화돼 희비가 엇갈리는 양상이다.

25일 한국 금융연구원은 ‘외국은행 국내지점의 동향 및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외은 국내지점 중 특히 미국계와 유럽계의 성장·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9년 292조6000억원에 달하던 외은 국내지점의 총자산은 2010년 14.7% 감소(249조7000억원)하며 성장세가 주춤한 양상이다. 같은 기간 미국과 유럽계 은행 국내지점의 총자산에 비해서는 무려 47조8000억원 줄었다.

수익성 역시 2008년 이후 2011년까지 계속 악화되고 있다. 실제로 외은 국내지점의 당기순이익은 2008년 2조2000억원에서 2011년 1조2000억원으로 반 이상 줄었다. 자기자본순이익률(ROE) 역시 같은 기간에 19.5%에서 8.2%로 내려앉았다.

미주와 유럽계 은행의 당기 순이익도 2008년 1조7000억원에서 2011년 6000억원으로 64.7% 감소했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앞으로 금융당국이 유럽 재정위기와 영업실적 악화 지속에 따른 외은들의 한국 철수나 폐쇄 가능성을 살펴봐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어 이들 지점이 파산하기 직전 본국으로 자금을 지나치게 송환하면 국내 채권자들이 변제를 받기 어려울 수 있는 만큼 감독 당국이 외은지점 본국 감독기관과 업무협조를 통해 외은들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제금융권에서 국내 은행들의 부담이 다소 줄어들 전망이다. 이날 한국은행은 바젤은행감독위원회(BCBS) 3월 회의에서 통화안정계정 예치금의 처리 방법이 변경돼 국내 은행의 단기유동성 기준 준수 부담이 낮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BCBS는 세계 30여개국 중앙은행과 금융당국으로 구성된 국제기구로 2013년부터 은행의 재정건전성을 강화하기 위해 바젤3 기준을 도입한다.

현재까지 결정된 바젤3 기준은 위기 상황 시 30일 이내에 만기가 도래하는 ‘통화안정계정’ 예치금 중 50%만을 은행이 중앙은행에서 찾을 수 있다.

통화안정계정이란 중앙은행의 시중은행에 대한 ‘예금상품’으로 은행이 여유자금을 중앙은행에 예치하고 이자를 받는 방식으로 운용된다.

지급준비금과 달리 만기 시 모두 찾을 수 있다. 그러나 현행 바젤3 기준은 이를 50%만 인출할 수 있다고 가정하고 시중은행의 단기유동성 비율을 산출하고 있다.

하지만 이번 BCBS회의에서 통화안정계정 예치금을 모두 인출할 수 있다는 가정이 받아들여져 국내은행의 바젤3 단기유동성 비율 준수 부담이 완화될 전망이다.

단기유동성 비율은 은행이 가진 현금, 국채 등 고유동성 자산을 30일 내 유출될 현금으로 나눈 것에 100을 곱한 값으로, 최소 규제 기준이 100%다.

한은은 이번 변경으로 단기간 내 유출될 현금이 더 적게 산정되며 국내 은행들의 단기유동성 비율이 약 1% 내외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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