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제 위기에 놓인 뉴타운사업과 달리 대안적 정비방식이 관심을 끌고 있다. 서울시의 주거환경관리사업으로 쾌적하게 변한 강동구 암사동 서원마을 주택지 전(왼쪽)후 전경. |
쾌적하고 편리해진 마을 환경 등으로 살기 좋아졌다는 입소문이 나고 덩달아 집값까지 올라 주민들은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리고 있는 것.
서울시의 뉴타운 출구전략 정책으로 혼란에 휩싸인 뉴타운·재개발 사업장과는 딴판이다.
좁은 마을 도로를 넓히고, 사람 키 높이였던 담장을 허물어 개방적인 공간을 만들었다. 대신 골목길마다 CCTV를 설치해 담장이 없어도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게 했다. 정원에 주차공간을 설치해 골목의 주차난을 해소한 곳도 적지 않다.
선유골에는 도로 및 공원이 들어서고 능안골에는 도로 포장, 약수터 보수, 가로수길 등이 조성됐다. 서원마을에는 담장이 사라지고, 마을 회관이 생겼다.
방치됐던 낡은 도로와 건물이 정비되면서 주민들이 살기 더 좋아진 것. 마을회관까지 생겨 주민들의 커뮤니티도 강화됐다.
서울시 지구단위정책팀 관계자는 "주민들의 만족도가 가장 높은 곳은 서원마을로, 담장사업 및 주차와 관련한 회의를 자주 열어 같이 토론하고 상의했던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다. 현재 서원마을에는 대문과 담장이 없는 대신 유럽식의 낮은 울타리만 쳐져 있다. 이 떄문에 넓어진 공간은 주차장 등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시 관계자는 설명했다.
서원마을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도 "입지와 주거환경이 좋다보니 주민들도 만족스러워한다"며 "추진되는데만 10년 넘게 걸려 속을 썩이는 뉴타운보다는 이런 소규모 정비사업이 훨씬 낫다는 걸 주민들은 체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주거환경이 개선되자 집값도 덩달아 오름세다. 암사동 S공인 관계자는 "뉴타운 내 단독주택 지분가격이 최근 몇년 새 시장 침체에다 사업 지연 여파로 많이 떨어진 것과는 달리 이곳 집값은 지난 2년 사이 3.3㎡당 1000만원에서 1500만원으로 500만원 정도 올랐다"고 말했다. 실제로 서원마을 132~165㎡ 면적의 단독주택은 지난해 초보다 1억~1억2000만원 올라 7억~8억원을 호가한다.
살기가 좋다는 소문에 서원마을을 찾는 실수요자들의 매입 문의도 꾸준하다. 인근 D공인 관계자는 "선사유적지 바로 옆이라 주거 환경이 쾌적한 데다 인근에 공사 중인 암사대교가 개통되면 교통 여건도 한결 나아질 전망이어서 집값은 더 오를 것 같다"고 말했다.
선유골과 능안골 일대는 집값이 거의 오르진 않았지만 주민들의 주거 만족도가 매우 높다는 게 현지 부동산 중개업계의 전언이다. 선유골에 있는 T공인 관계자는 "집값이 눈에 띄게 오르지는 않았지만 도로 등이 잘 정비되다보니 환경이 깔끔해졌다"며 "주민들이 살기 편해졌다는 소문이 나면 집값도 슬슬 오르지 않겠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