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패트롤> 공공기관 보험계약 불완전판매 심각

2012-02-01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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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호 금융팀장
(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보험은 예기치 못한 사고에 대비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판이다.

금융상품에 대한 인식이 바뀌면서 보험도 투자의 대상으로 여기는 가입자들이 늘고 있지만 보험의 본래 의미가 퇴색된 것은 아니다.

이 때문에 보험은 어느 정도 공익적인 기능을 담당할 수밖에 없다. 보험사들이 보험상품을 팔면서 불완전판매가 발생하지 않도록 신중을 기해야 하는 이유다.

보험 가입 대상이 정부나 공공기관일 경우에는 이같은 신중함이 더욱 필요하다.

개인이나 기업을 상대로 잘못된 상품을 팔았을 때 발생하는 피해는 부분적이지만, 가입자가 공공기관이라면 모든 국민이 피해를 떠안아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보험사들의 영업 행태를 보면 공공기관도 단순히 수익 창출의 도구로만 인식하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

공공기관을 상대로 체결한 보험계약에서도 불완전판매의 사례가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실제로 동부화재는 지난해 경기도 7개 소방서와 맺은 소방차량 보험계약에서 문제가 드러나 경기도계약심의위원회에 의해 부정당업자로 선정될 처지에 놓였다.

보험가입 대상 차량만 무려 270대에 달한다.

소방차량이 사고를 당했을 때 제대로 보상을 받을 수 없다면, 이는 혈세를 낭비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경기도민의 소방안전까지 위협할 수 있는 심각한 사안이다.

보험사들이 세금으로 운영되는 기관들의 중요성을 감안했다면 평소보다 더욱 엄격한 잣대로 계약의 타당성 여부를 심사했어야 옳았다.

보험사들이 거래 관계를 맺고 있는 보험대리점(GA)들을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고 있는 것도 공공기관 보험계약의 불완전판매가 근절되지 않는 이유다.

수많은 대리점들이 난립하면서 과열 경쟁을 벌이다 보니 입찰을 따내기 위해 편법까지 동원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한 상황이다.

대리점 입장에서는 다수의 보험사를 상대로 계약 조건을 비교한 후 가장 유리한 보험사를 선택해 보험계약 입찰에 참여하게 된다.

보험사 직원과 대리점 간의 사전 담합 의혹은 업계의 공공연한 비밀이다.

세간에서는 보험업계의 민원 발생률이 높은 것을 빗대 보험업을 '민원(民怨) 산업'이라고 표현하는게 현실이다.

보험업계가 자성을 통해 불명예를 씻고 국민들의 든든한 울타리가 돼주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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