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울 공급열기를 맞고 있는 분양시장이 김정일 사망이라는 북한발 악재에 부딪혔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번 공급되는 상품이 뛰어나 청약에서 선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사진은 지난 주말 '왕십리뉴타운2구역 텐즈힐' 모델하우스를 찾은 방문객들 모습. |
(아주경제 이명철 기자) 한겨울 한파를 잊은채 깜짝 분양열기로 달아오르던 부동산시장이 생각하지 못했던 암초를 만났다.
최근 일부 단지의 분양호조가 부동산시장에 긍정적 시그널을 줄 것으로 기대했던 건설업계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으로 남북관계가 불투명해짐에 따라 시장이 더욱 위축되지나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이들 모델하우스에는 매서운 한파에도 불구하고 지난 주말 수만여명의 인파가 몰리며 수요자들의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하지만 김 위원장 사망소식이 알려진 후 방문객이 감소하지나 않을까 '전전긍긍' 하는 모습이다.
인천 송도국제도시에서 ‘송도 더샵 그린워크’를 공급중인 포스코건설 관계자는 “모델하우스 오픈 후 3일 간 1만5000여명이 넘는 방문객이 찾았다”며 “송도에서 보기 힘든 중소형 위주 물량이고 입지가 우수해 분위기는 좋았던 편”이라고 전했다.
서울 왕십리뉴타운2구역에 들어서는 ‘텐즈힐’의 신상진 분양소장은 “주로 성동구나 강남구 등에서 방문객들이 찾았으며, 대부분 실수요층으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업계는 이번에 공급되는 단지들이 대부분 입지나 가격, 평형 등이 나쁘지 않아 실제 청약에서 대체로 괜찮은 성적을 거둘 것으로 기대했다.
하지만 지난 19일 갑작스런 김 위원장 사망소식이 전해지자 현지 모델하우스 및 업계 관계자들은 행여나 분양에 악영향을 미치지는 않을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주 청약을 시작하는 한 아파트 분양소장은 “김 위원장 사망 소식이 전해진 19일 오후들어 방문객이 줄었다”며 “심리적인 영향에 그칠 것이라고 위안하면서도 청약 성적이 떨어지지나 않을까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반면 어차피 실수요자 중심이기 때문에 김 위원장 사망이 큰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송도 더샵 그린워크 분양 관계자는 "19일에도 모델하우스에 1000여명의 방문객이 찾았다"며 "내방객들도 TV에서 나오는 김 위원장의 사망소식에 관심을 표명하기도 했지만 청약하려는 마음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하는 것으로 느껴졌다"고 말했다.
닥터아파트 이영호 리서치연구소장은 “이달 분양물량은 대부분 입지가 뛰어나고 가격도 저렴한 편이어서 수요자들에게 관심이 높다"면서 이번 분양 결과가 내년 분양시장을 가늠할 수 있는 바로미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수석팀장은 “회복 기미를 보이던 신규 분양시장에 김 위원장 사망은 악재가 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분양시장이 장기적인 침체로 주택공급이 현저하게 부족한데다 '12·7 부동산 활성화 대책' 후광효과도 예상돼 이번 청약은 비교적 선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