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오후 두 번째로 실시된 알뜰주유소 입찰이 또다시 유찰되면서, 농협중앙회는 향후 계약조건을 변경하거나 수의계약 형태로 공급자 선정 작업을 계속해 나가기로 했다. 하지만 두차례 입찰에서도 별다른 진전이 없어, 향후 수의계약 등에서도 난항이 예상되고 있다. 연내 알뜰주유소를 출범하겠다던 정부의 계획이 불투명해졌다.
농협중앙회 관계자는 “두 차례 입찰이 무산되면서 수의계약을 할 수 있는 요건은 갖춰졌다”면서 “하지만 입찰이 어려웠던 만큼 수의계약이 잘될지도 미지수”라고 우려했다. 규정상 2차 입찰까지 무산되면 계약조건을 변경하거나 수의계약을 할 수 있게 된다.
정부는 이달 내 농협 폴 주유소 300~400 곳의 기름을 공급할 정유사를 선정한다는 목표다. 이후 석유공사를 통해 무폴 및 고속도로 주유소 등의 가입을 받아 알뜰주유소를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2015년까지 전체 주유소의 10%에 달하는 1300곳을 알뜰주유소로 전환시킨다는 목표를 세웠다.
소매·유통업체들의 반대도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주유소와 석유 대리점은 알뜰주유소에 대한 강력한 반대의사를 피력해왔다. 정유사를 직접 방문해 알뜰주유소 공급자로 선정되면 해당 정유사의 폴을 철거하겠다고 경고하는 등 강경한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특정 정유사가 시장에서 받아들일 수 없는 입찰가를 제시해 10%에 이르는 알뜰주유소에 물량을 공급할 경우, 나머지 90%에 이르는 주유소는 도산에 이른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