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유력 경제지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 7월 17일 “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사고 사고 이후 일본 주요산업의 경쟁력이 떨어져 한국기업에 밀리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2008년 리먼브라더스 사태 이후 한국 전기전자·자동차ㆍ조선 산업은 일본과의 품질경쟁력에서의 격차를 줄이고 있는 반면, 일본은 엔고와 전력난이 가중되고 있는데다 한국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으로 대외교역환경조차 밀리고 있다는 게 이 신문의 지적했다.
실제 국내 기업은 강화된 경쟁력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시장 조사 업체인 아이서플라이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2분기 세계 D램 점유율이 41.6%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하이닉스반도체의 시장 점유율도 23.4%로 사상 최고다. 일본 엘피다가 14.6%의 점유율로 3위를 차지했고, 미국 마이크론(10.6%) 대만 난야(4.7%)가 그 뒤를 이었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시장 점유율을 합치면 모두 65%로, 일본 반도체 기업들의 점유율이 1980년대 후반 75%까지 이르렀던 것을 제외하고는 단일 국가로서 최고 수준이다.
LCD 시장에서도 삼성·LG 등 국내 업체들의 독주가 계속 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는 지난 2분기 16%의 점유율을 기록, 2위 샤프를 1.9%포인트 차로 따돌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본을 대표하는 기업인 소니와 도시바, 히타치는 중소형 LCD 제조 합작사를 설립해 한국 견제에 나섰다.
현대·기아차도 미국과 유럽에서 시장 점유율을 빠른 속도로 높이고 있다.
현대·기아차의 지난해 글로벌 점유율은 8.1%로 사상 처음으로 8% 벽을 돌파했다. 현대·기아차의 올 상반기 미국 판매대수는 전년동기대비 33% 늘어난 56만7900대를 기록해 점유율은 9%로 높아졌다. 도요타(12.8%)와 혼다(9.6%)와의 격차가 크게 준 것이다.
특히 현대·기아차 신차 판매대수는 같은 기간 유럽 25개국에서 전년대비 4% 늘어난 33만6000대, 점유율은 4.7%로 도요타보다 0.7%포인트 앞섰다.
한편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 등 한국 기업들이 고부가가치 선박인 액화천연가스(LNG) 수송선이나 해저 유전 개발에 필요한 시추선박 상담 건수가 급증하고 있는 반면 미쓰비시 중공업 등 일본 업체들은 자국 선사로부터 벌크선을 수주하는 데 그치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엔고가 지속되면서 일본 기업의 수주 가격이 한국보다 30% 정도 비싸기 때문에 불리하다”며 “한국의 기업들이 높아진 품질과 원화가치의 상대적 약세를 내세워 경쟁업체들을 압도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