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삼성에버랜드 지분 매각 작업을 위해 지난달 26일부터 주관사 선정작업에 나섰다. 삼성카드는 현재 외국계 투자은행(IB)을 중심으로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한 상태로 조만간 매각 주관사를 선정할 예정이다.
삼성카드는 내년 4월까지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대한 법률'에 따라 현재 보유한 삼성에버랜드 지분(25.6%)을 5% 이하로 낮춰야 한다. 이는 삼성카드→삼성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삼성카드로 이어지는 삼성그룹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하는 것이 목적이다.
매각형태는 IP0(기업공개)와 블록딜(대량 매매) 등 다양한 방안을 두고 내부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매각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으며, 매각 방법은 IPO와 블록딜을 포함한 다양한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금융권에서는 삼성카드가 IPO를 통해 지분을 매각할 경우 시장평가를 받음으로써 적정가격에 지분을 매각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김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IPO를 하게 되면 삼성에버랜드의 가치가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평가돼 적정가격에 대한 논란의 여지가 가장 적다는 장점이 있다"며 "기관이나 일반투자자를 상대로 공모를 진행할 경우 흥행에도 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IPO를 할 경우 삼성그룹의 지배구조가 드러나기 때문에 삼성카드가 이를 부담스러워 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와 달리 블록딜을 하면 매각을 신속히 완료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특히 해외투자자들을 대상으로 블록딜을 하면 매각주관사 선정 후 2~3주 안에 매각 작업이 완료되는게 일반적이다.
일각에서는 내년 4월까지 매각을 완료해야한다는 제약조건 탓에 IPO보다는 블록딜 형태에 무게감이 실리고 있는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 때 삼성에버랜드 지분에 대한 가격 산정 부분이 문제가 될 수 있다. 삼성에버랜드 지분은 비상장 주식이어서 적정가격 산정이 어렵기 때문이다.
현재 삼성에버랜드 지분의 장부가액은 1조3600억원이나 시장에서는 그 가치가 1조6000억원 상당에 이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따라서 이같은 높은 가격에 매입할 기관을 찾는 일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증권사의 IPO 관계자는 "블록딜을 할 경우 상장에 대한 기대감이 없고 경영권 프리미엄도 얻을 수 없는 상황에서 1조원이 훌쩍 넘는 (삼성에버랜드) 지분을 매입하려는 기관을 찾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