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나도 서울시장 후보, 여권 계파 손익계산서

(아주경제 송정훈 기자)　한나라당이 서울시장 후보 선정을 놓고 본격적인 계파별 당내투쟁에 돌입했다. 각 계파는 이해관계에 따라 각기 다른 후보군을 선정해 내세울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청와대 일각과 친박(친박근혜)계에선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을 내세울 태세다. 한 친박계 핵심 의원은 1일 “박근혜 전 대표가 지원유세를 나서기 위해선 우리와 성향이 맞는 후보가 나와야 한다”며 “무상급식 반대로 인해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치러지기 때문에 이 문제에 상대적으로 자유로운 후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친박계 중진그룹을 중심으로 맹 장관이 시장후보로 적합하다는 의견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도 맹 장관이 지난 2006년 서울시장에 도전한 경력이 있고, 정치적 중량감도 있다고 보고 있다.

　
　반면 SD(이상득)·친이재오계에선 이번 보선이 내년 총ㆍ대선의 전초전인 만큼 강북지역에서 높은 지지를 받는 홍준표 대표가 직접 뛸어들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SD계 한 의원은 “이번 선거는 강북 등 서민표를 얼마나 받을 수 있느냐가 성패를 가를 것”이라며 “강북에서 재선에 성공한 홍 대표가 적합한 인물”이라며 “어차피 관리형 대표이기 때문에 홍 대표가 서울시장 후보로 나가도 대표를 맡은 사람들은 많다”고 했다.
　
　이들 그룹에선 홍 대표의 서울시장 후보 차출론이 현실화될 경우, 당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전환해 운영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홍 대표 측은 ‘당 대표 흔들기’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한 측근인사는 “말이 되느냐. 지도부에서 그런 이야기를 하고 다닌다는데 제정신이냐”며 “외부 전문가를 포함해 대표적으로 보수를 상징할 인물을 내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 대표 측은 박세일 전 의원 등 외부인사를 영입하는 데 우선 주력할 방침이다.
　
　당내 소장파를 중심으로 ‘나경원 카드’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에서 한명숙 전 총리, 추미애, 박영선 의원 등 ‘여성후보군’이 부상하는데 대한 맞불 전략으로 나경원 최고위원이 적합하다는 것이다. 특히 높은 대중적 인지도가 큰 장점이라고 보고 있다.
　
　문제는 나 최고위원이 ‘무상급식 반대’를 강력하게 주장한 상태라서 본선 승리가 어렵다는 의견도 강하다. 서울지역 한 초선 의원은 “무상급식 문제는 지난 6.2 지방선거와 이번 주민투표를 통해 어느정도 국민의 심판을 받은 상황”이라며 “무상급식 반대에 최전선에 섰던 나 최고위원으로는 선거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야권이 ‘무상급식 전면실시’를 들고 나와 서민층에 호소할 가능성이 높고, 무상급식 찬성 여론도 높다는 점이 나 최고위원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논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