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키노 방중기간에 환구시보 “중국인 네가지 불만있다”

2011-08-31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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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조용성 특파원) 베니그노 아키노 필리핀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하고 있는 가운데 31일 환구시보가 네티즌들의 필리핀에 대한 불만사항 4가지를 조사해 보도했다. 환구시보는 중국공산당 산하 인민일보의 자회사로 사실상 공산당의 목소리를 반영한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고 있다.

중국방문은 이번이 처음인 아키노 대통령은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초청으로 30일부터 내달 3일까지 5일간 중국을 국빈 방문하고 있다. 올해 들어 중국과 필리핀은 남중국해 난사군도(南沙群島. 스프래틀리) 영유권을 놓고 치열하게 대립을 해 왔다는 점에서 양국이 남중국해 긴장 완화 해법을 집중 논의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 19일 환구시보는 자사의 웹사이트에 ‘필리핀 대통령의 방중을 앞둔 네티즌들의 의견’이라는 설문조사 항목을 게시했으며 지난 29일까지 1만489명의 의견을 받았고, 아키노 대통령의 방중일정이 시작된 31일 이를 보도했다.

환구시보는 네티즌들의 첫번재 불만사항으로 남중국해 문제를 두고 필리핀이 중국의 영토주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이커수(一棵樹)라는 네티즌은 “중국인민들은 남중국해문제에 대한 필리핀의 대응은 이치에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남중국해에서 충돌이 일어나면 대통령께서는 미국이 반드시 출병해서 필리핀을 도울 것이라고 보는가”라고 반문했다.

두번째는 미국과의 합동군사훈련에 대한 불만이었다. 아키노 대통령은 지난 6월 “남중국해에서 중국 함선이 필리핀 어선에 사격을 가한 것을 포함해 근래 7차례의 도발이 있었다”면서 “필리핀은 너무 약해 혼자서는 중국을 대적할 수 없다”며 미국의 개입을 촉구했다. 이어 6월 28일부터 11일간 필리핀과 미국은 필리핀 남서쪽 팔라완섬 부근에서 11일간의 합동 해상군사훈련을 실시하기도 했다.

샤오무(小牧)라는 네티즌은 “양국은 합동군사훈련은 남중국해 방비를 위한 것이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중국에 위협을 가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냉소했다.

세번째는 필리핀의 홍콩 관광객 인질사태의 후속처리에 대한 불만사항이 꼽혔다. 지난해 8월 필리핀 마닐라에서 관광을 하던 홍콩인 21명이 버스에서 인질로 잡혔고 이 가운데 8명이 사망하고 7명이 부상했었다. 홍콩 행정수반인 도널드 창(曾蔭權) 행정장관은 이를 두고 필리핀 정부의 인질사건 처리 방식에 유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ludo’라는 아이디의 네티즌은 “홍콩인질사건이 발생한지 이미 1년이 지났지만 필리핀은 아직 사과도 않고 배상도 안하고 있다”며 “아키노대통령이 반드시 성실한 자세로 수사결과를 설명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네번째 불만은 필리핀내 반중감정이었다. 동남아에서 사업한다는 한 네티즌은 “필리핀에 갈때마다 현지인들의 중국인에 대한 적개심이 느껴진다”며 “몸에 중국인의 피가 흐르고 있는 아키노 대통령은 필리핀내 중국인의 지위를 개선해 달라”고 요구했다.

아키노 대통령의 모친인 코라손 아키노 전 대통령은 필리핀의 명문 화교 집안에서 태어났다. 코라손 아키노 전 대통령의 조부는 성이 쉬(許)씨로 푸젠(福建)성 장저우(장<물수변 붙은 章>州)시에서 태어났다. 아키노 대통령은 모친이 1998년 대통령 재직 시절 중국을 방문해 조부의 고향 마을에 심어 놓은 나무를 찾아갈 계획이다.

베이징 외교가 관계자는 “상대국 대통령이 방문하고 있는 가운데 관영매체가 자국 국민들의 불만사항을 공개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며 “남중국해를 둔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한 카드로 보여진다”고 해석했다.

한편 아키노 대통령은 또한 이번 방중에 300명의 경제인들을 대동하는 등 중국의 투자 유치에도 주력할 방침이다. 필리핀언론은 이번 방중을 계기로 70억달러에 달하는 경협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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