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민간경제연구소인 콘퍼런스보드는 30일(현지시간) 8월 미국 소비자신뢰지수가 44.5로 전월의 59.2에서 큰 폭으로 떨어졌다고 발표했다. 이는 2009년 4월 이후 28개월래 최저치다.
미 경제의 70%를 차지하는 소비와 함께 또 한 축을 이루고 있는 주택시장도 여전히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미국의 주요 대도시 주택가격을 반영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케이스실러지수는 지난 6월 전달보다 0.1% 떨어졌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도 이날 유로존(유로화를 쓰는 17개국)의 8월 경기체감지수가 98.3으로 전달보다 4.7포인트 떨어지면서 6개월째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EU 27개 회원국의 경기체감 지수도 97.3으로 전달보다 5포인트 하락했다.
◇美 연준 "경기 살려라" 특단 대책 논의
로이터는 이 같은 부진한 경기 상황을 반영,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Fed)가 이달초 개최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회의에서 경기부양을 위한 '특단의 조치'를 논의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연준이 이날 공개한 8월 FOMC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 위원들은 고용시장 악화, 소비지출 둔화, 소비자와 기업 신뢰 저하, 주택시장 침체 등에 주목했다. 이는 연준이 앞서 초저금리 기조를 최소한 2013년까지 유지할 것임을 약속한 수준을 넘어서는 특단의 추가 조치를 취할 수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연준이 다음달 FOMC 회의가 당초 20일 하루에서 21일까지 이틀로 연장된 데 대해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들은 추가 부양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관측했다고 전했다. 제임스 불라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인플레이션율 상승이 단기적으로는 추가 부양 조치에 방해가 될 것이라면서도 9월 회의가 하루 연장된 것은 부양책을 검토하는 시간을 늘린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경제가 더 약화되고 물가상승세가 완만해질 경우 우리는 추가 조치를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블룸버그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이날 밝혔다.
◇유럽, 경기부양 급선회 움직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과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글로벌 경기둔화 조짐에도 인플레이션에 대한 경계를 늦추지 않았던 유럽중앙은행(ECB)이 금리인상 정책을 재고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날 보도했다.
장 클로드 트리셰 ECB 총재는 전날 유럽의회에서 밝힌 성명에서 "ECB는 향후 몇달간 인플레이션율이 목표치인 2% 위에 머물 것으로 예상한다"면서도 지난 4일 발언에서처럼 "인플레이션에 대한 강한 경계가 필요하다"거나 "인플레이션 상방 위험이 있다"는 표현은 사용하지 않았다.
WSJ는 이같은 트리셰 총재의 발언은 "그간 인플레이션에 대해 경계하는 입장을 오랫동안 보였던 ECB가 금리 인상 기조를 한동안 중지할 것으로 시사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ECB는 지난 4월과 7월 기준금리를 각각 0.25% 인상했지만 지난 4일 정례 금융통화정책회의에서는 1.5%로 금리를 동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