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쿡, 재능·건전한 판단력 갖춘 차기 CEO"

2011-08-26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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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스 밑에서 직관적 의사결정 배워<br/>포춘 "팀 쿡은 잡스 그늘 뒤의 천재"

(아주경제 이지은 기자) 스티브 잡스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24일(현지시간) CEO직에서 물러나기로 하면서 그의 뒤를 이을 팀 쿡(Tim Cook·50·사진)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집중조명을 받고 있다.

쿡은 잡스가 건강 악화로 병가를 낼 때마다 그의 빈 자리를 대신해온 만큼 일찍이 애플의 차기 CEO로 유력시돼온 인물이다. 애플 이사회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쿡은 그간 뛰어난 재능과 건전한 판단력을 보여줬다"며 "차기 CEO로 적합한 인물"이라고 그에 대한 지지의사를 확인했다.

쿡은 앨러배마주의 오번대에서 엔지니어링을 전공하고, 듀크대에서 경영학석사(MBA)를 취득했다. 그가 애플에 첫발을 디딘 것은 1998년. 애플에서 쫓겨났던 잡스가 10여년 만에 복귀한 이듬해다. 잡스가 1997년 9월 애플에 복귀했을 때 주가는 5.4달러까지 추락하는 등 회사는 생사의 기로에 서있었다. 컴팩과 IBM에서 안정적으로 능력을 인정받고 있던 쿡에게는 모험이 아닐 수 없었다.

FT는 하지만 쿡이 애플에서 겪었던 어려움이 직관적인 의사결정의 가치를 배우도록 했다면서 "잡스의 밑에서 배운 혁신적이고 빠른 의사결정 능력, 경영과 공학 사이의 균형감각은 향후 몇 달간 그의 행보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포춘은 팀 쿡에 대해 "컴팩과 IBM에서 각각 16년, 12년간 일한 컴퓨터 분야의 베테랑"이라며 "그간 잡스 뒤에 가려졌던 천재"라고 지난 2008년 평가한 바 있다.

정보통신(IT) 업계에서는 잡스가 차지하는 위상과 비중을 감안할 때 앞으로 쿡이 잡스의 빈 자리를 충분히 채울 수 있을 것이냐는 좀 더 지켜볼 문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잡스가 애플의 성공신화를 주도한 것은 물론 전 세계 IT업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기 때문에 그를 대신할 만한 인물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앞서 FT는 잡스가 자리에 돌아오지 않는다면 일부 임원들은 회사의 장기 비전을 제공할 사람이 없다는 데 대해 질문을 던질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쿡이 향후 회사를 잘 이끌어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크리스 휘트모어 도이체방크 애널리스트는 이날 "쿡은 매우 유능한 임원으로 애플의 경영계획과 제품 로드맵, 운영에 친숙한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알리스테어 풀러튼 IND-X증권 글로벌부문 전략책임자는 "쿡은 어떻게 애플이 운영되는지 알고 있으며 기업의 목표와 비전을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서 "애플은 기본적으로 큰 구조적 변화를 겪진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쿡은 그간 독선적이고 카리스마가 강한 잡스와 달리 '남부 신사'라는 별명을 가진 만큼 공손하고 부드러운 스타일로 알려져왔지만 전 애플 고위 임원에 따르면 쿡은 밤낮없이 일하는 등 열정적이고 세심한 성격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 임원은 "만족스럽지 않은 답변이 나올 경우 잡스는 고함치며 화를 내는 성격인 반면 쿡은 냉랭한 반응으로 대응하는 성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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