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쿡은 앨러배마주의 오번대에서 엔지니어링을 전공하고, 듀크대에서 경영학석사(MBA)를 취득했다. 그가 애플에 첫발을 디딘 것은 1998년. 애플에서 쫓겨났던 잡스가 10여년 만에 복귀한 이듬해다. 잡스가 1997년 9월 애플에 복귀했을 때 주가는 5.4달러까지 추락하는 등 회사는 생사의 기로에 서있었다. 컴팩과 IBM에서 안정적으로 능력을 인정받고 있던 쿡에게는 모험이 아닐 수 없었다.
FT는 하지만 쿡이 애플에서 겪었던 어려움이 직관적인 의사결정의 가치를 배우도록 했다면서 "잡스의 밑에서 배운 혁신적이고 빠른 의사결정 능력, 경영과 공학 사이의 균형감각은 향후 몇 달간 그의 행보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포춘은 팀 쿡에 대해 "컴팩과 IBM에서 각각 16년, 12년간 일한 컴퓨터 분야의 베테랑"이라며 "그간 잡스 뒤에 가려졌던 천재"라고 지난 2008년 평가한 바 있다.
정보통신(IT) 업계에서는 잡스가 차지하는 위상과 비중을 감안할 때 앞으로 쿡이 잡스의 빈 자리를 충분히 채울 수 있을 것이냐는 좀 더 지켜볼 문제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잡스가 애플의 성공신화를 주도한 것은 물론 전 세계 IT업계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기 때문에 그를 대신할 만한 인물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앞서 FT는 잡스가 자리에 돌아오지 않는다면 일부 임원들은 회사의 장기 비전을 제공할 사람이 없다는 데 대해 질문을 던질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쿡이 향후 회사를 잘 이끌어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크리스 휘트모어 도이체방크 애널리스트는 이날 "쿡은 매우 유능한 임원으로 애플의 경영계획과 제품 로드맵, 운영에 친숙한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알리스테어 풀러튼 IND-X증권 글로벌부문 전략책임자는 "쿡은 어떻게 애플이 운영되는지 알고 있으며 기업의 목표와 비전을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서 "애플은 기본적으로 큰 구조적 변화를 겪진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쿡은 그간 독선적이고 카리스마가 강한 잡스와 달리 '남부 신사'라는 별명을 가진 만큼 공손하고 부드러운 스타일로 알려져왔지만 전 애플 고위 임원에 따르면 쿡은 밤낮없이 일하는 등 열정적이고 세심한 성격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 임원은 "만족스럽지 않은 답변이 나올 경우 잡스는 고함치며 화를 내는 성격인 반면 쿡은 냉랭한 반응으로 대응하는 성격"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