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현지시간) 지적재산권 전문가인 플로리언 뮬러가 운영하는 특허 전문 블로그 ’포스 페이턴트‘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날인 22일 밤 애플이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에 제기한 가처분 신청사건에 대한 반론 과정에서 스탠리 큐브릭 감독이 1968년에 만든 공상과학(SF)영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2001: A Space Odyssey)의 한 장면을 증거로 제출했다.
이 장면에는 우주인 2명이 태블릿PC와 비슷한 기기를 보면서 식사를 하는 모습이 1분 정도 나온다는 것.
특히 이 장면에 나오는 기기가 두께가 얇은 직사각형 모양으로, 거의 테두리가 없는 디스플레이 스크린으로 이뤄져 있는 등 아이패드 등 현재 사용되는 태블릿PC들과 유사하다는 것이다.
플로리언 뮬러는 삼성전자가 아이패드 디자인이 1968년 제작된 영화에서도 나오는 것인 만큼 애플이 독창적으로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해 이 영화장면을 사용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이 영화 장면은 유튜브(https://www.youtube.com/watch?v=JQ8pQVDyaLo) 등에서 확인할 수 있다고 뮬러는 전했다.
이 영화는 인간의 우주탐사에 대한 문명사적 성찰과 비판, 테크놀로지 맹신에 대한 섬뜩한 경고, 미래에 대한 밝은 비전을 주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본격 SF 영화의 최고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1969년 제42회 아카데미영화제에서 특수 효과상을 수상했다.
삼성전자는 이와 함께 독일과 네덜란드 법원에서 제출된 애플의 모바일 기기 관련 증거 사진이 조작됐다는 네덜란드 IT전문 전문지의 기사 2건도 함께 제출했다고 뮬러는 말했다.
뮬러는 “애플의 모방 주장 이후 과거 공상과학영화나 TV시리즈에 유사한 다자인의 기기가 나왔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 적이 있다”며 “삼성전자의 이 주장이 법원에 의해 받아들여질지를 떠나 변호인 측이 실제로 이를 반론에 이용했다는 점이 흥미롭다”고 말했다.
/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