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전력기업연합회는 지난달 31일 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발전기업들이 막대한 손실을 입고 있다며 전기요금 인상을 촉구했다고 징지관차바오(經濟觀察報)가 1일 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전력의 절반 이상을 공급하는 화넝(華能), 다탕(大唐), 화뎬(華電), 궈뎬(國電), 중뎬(中電) 등 중국 5대발전업체는 화력발전 분야에서 153억8000만위안(한화 약 2조6000억원)의 손실을 거뒀다. 이는 전년대비 무려 95억위안이나 늘어난 수치다.
5대발전업체의 화력발전을 포함한 전 분야에서의 영업손실은 66억5000만위안이었으며, 이 역시 전년대비 51억위안 늘어난 수치다. 전력기업연합회는 "화력발전산업의 원가에서 석탄이 차지하는 비중은 60%를 넘는다"며 "석탄 가격은 시장원리에 의해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데 반해 전기료는 오르지 않으니 모두들 손해를 보면서 발전소를 가동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는 중부지역과 동북지역의 화력발전기업들마저 모두 손해를 기록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역설했다.
중국의 대표적인 석탄산지인 친황다오(秦皇島)의 석탄가격은 2003년 t당 275위안에서 올해 6월말의 840위안으로 올랐다. 무려 세배 이상 상승한 것. 반면 전기료는 같은기간 40% 오르는 데 그쳤다.
이로 인해 전력생산의 수지가 맞지 않자 발전소 가동을 포기하는 중소형 발전업체가 속출했고, 이는 전력 공급부족사태로 이어지고 있다. 중국전력연합회는 올 여름 전국의 전력부족량이 3000만㎾에 달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에 대해 중국 당국은 결코 전기료 인상을 허가하지 않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현재 중국 국무원의 최우선 과제가 물가안정인 만큼 서민물가 파급효과가 큰 전기요금은 손을 데기 힘든 입장이다. 대신 중국당국은 지난 4월부터 조세저항과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비교적 적은 인터넷요금을 올리는 식으로 전기료를 한차례 인상했다.
이와 함께 중국은 전기수요 억제 차원에서 상하이(上海),광둥(廣東), 저장(浙江),장쑤(江蘇)성 등지 중부연안 지역에 이달들어 제한송전을 실시하고 있다. 낙후한 설비를 지니고 있거나 환경오염을 야기하는 업체들을 대상으로 주중에 하루나 이틀정도 공장가동을 중지시키고, 대신 주말에 공장을 가동시키도록 하는 방침이다. 이들 업체들은 주말에 직원들을 출근시켜야 하기 때문에 인건비 부담이 늘어나게 된다. 중국 정부가 이를 기회로 에너지 소모가 큰 낙후된 생산라인을 퇴출시키겠다는 의도로도 읽혀진다.
중국전력기업연합회는 "석탄가격의 등락에 따라 전기료를 현실화시켜야 지금의 전력난을 타개할 수 있다"며 "이대로 가다가는 전력업체들이 버티기 힘들어 질 것"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