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부터 2008년까지 3년 연속 1위의 왕관을 썼던 대우건설은 2009년 3위로 떨어진 뒤 지난해 다시 한계단 낮은 4위로 밀렸다.
이는 지난해 금호아시아나그룹에서 나와 산업은행에 둥지를 틀면서 부실을 털어냈기 때문이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말 영업이익 3600억원을 적자해소에 투입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지난해 결산을 하면서 부실을 모두 털어내 다른 경쟁사에 비해 수주경쟁력이 훨씬 좋아졌다”면서 “올해 하반기 수주에 전력을 기울이면 내년 빅5이 재진입은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대우건설는 다시 왕좌를 되찾을 수 있을까? 대우건설은 여기에 강한 자신감을 내비친다. 이 회사가 가진 이른바 ‘오뚝이 근성’ 때문이다.
1973년 설립된 대우건설은 38년동안 대우그룹 해체,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두 차례 회사 매각 등 숱한 위기를 겪었다. 그러나 ‘대우맨’이라는 자부심 하나로 직원들이 똘똘 뭉치며 시련이 닦치 때마다 오뚝이 근성을 발휘해 부활했다.
대우건설은 90년대 말 외환위기가 터지면서 대우그룹이 유동성 위기를 겪자 2000년 3월 워크아웃에 돌입했다. 그해 12월 대우그룹에서 분리해 독립법인으로 출범했다. 이후 3년만인 2003년 12월 워크아웃을 졸업, 2006년에는 회사창립 이후 처음으로 시공능력평가 1위에 오르며 건설업계 최강자로서의 면모를 과시했다.
하지만 시련은 계속됐다. 2006년 12월 금호아시아나그룹으로 인수되면서 2006년말 9800억원 이상이었던 현금성 자산은 2010년말 4603억원으로 절반 이상 줄었고 대우건설의 상장과도 같았던 서울역 앞 대우센터빌딩 등 핵심자산을 매각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시공순위가 2009년 3위로 하락했다.
이후 다시 안정을 찾아가나 싶었던 대우건설은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대우건설의 인수시 채권단에 무리한 풋백옵션을 내거는 바람에 다시 매물로 시장에 나오게 됐고, 결국 지난 1월초 산업은행을 새 주인으로 맞게 됐다.
대우건설은 매번 닥치는 시련을 이겨낼 수 있었던 이유로 대우맨 특유의 오뚝이 근성을 꼽는다.
특히 이 정신을 토대로 사람을 중시하는 경영방식, 시장상황에 발빠른 대처가 주요했다고 분석한다.
실제로 이 회사는 워크아웃 당시에도 구조조정으로 회사 인원은 줄었지만, 핵심 인력의 유출은 많지 않았다. 이는 대우건설이 명맥을 유지하는 주춧돌이 됐다.
또 2000년 초반 ‘워크아웃 기업’이라는 멍에 속에서도 지방과 오피스텔 시장에 발빠르게 진출하면서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대우건설은 이번 시공순위 두계단 하락도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대우맨 특유의 오뚝이 근성을 다시 발휘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