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영의 도란도란] 부동산시장 열쇠 거머쥔 베이비부머세대

2011-07-27 1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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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수영 건설부동산부 차장
(아주경제 정수영 기자) 최근 서울에 있는 한 백화점은 여가활동을 즐기는 50대 남성 고객을 겨냥한 마케팅에 나섰다. 패션과 스타일에 관심이 많은 일명 ‘로엘(Life of Open-mind, Entertainment and Luxury)족’을 대상으로 다양한 상품 기획전을 펼치는가 하면 1대1 고객관리에도 적극적이다.

금융권도 은퇴를 앞둔 50대를 겨냥한 퇴직 관련 상품, 연금 상품 등을 쏟아내고 있다. 부동산업계도 1~2인 고령세대를 타깃으로 한 주택을 속속 내놓고 있다. 지상파 방송들은 50대 시청자들에게 향수를 불러일으킬 만한 프로그램을 선보여 시청률을 높이고 있다.

모두 대한민국 인구의 14%를 넘게 차지하고 있는 베이비부머((baby boomer) 세대를 타깃으로 한 것들이다.

베이비부머 세대는 전세계적으로 형성된 전후 세대를 지칭하는 것으로, 2차 대전이 끝난 1946년 이후 65년 사이에 출생한 사람들을 말한다. 미국에서는 2억6000여만명의 인구 중 29%를 차지하는 미국사회 신주도계층이기도 하다.

한국에서는 통상 남북전쟁 이후인 1955~1963년생, 즉 우리 나이로 49~57세를 베이비부머로 분류한다. 작년부터 은퇴를 시작한 세대를 일컫기도 한다. 각종 통계를 보면 은퇴를 앞둔 우리나라 베이비부머 세대는 약 688만명에서 720만명 규모로 추산된다.

최근 ‘베이비부머’ 세대의 향방에 가장 많은 관심을 드러내고 있는 것은 단연 부동산 시장이다. 이들이 앞으로 부동산시장을 좌우할 키를 거머쥐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지난 20년간 부동산 무대를 좌지우지한 것도 이들 세대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장 많은 인구율을 자랑하는 베이비부머 세대가 주택을 구입하느냐, 하지 않느냐에 따라 시장은 요동쳤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지난 25일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이들 베이비부머 세대의 평균 보유 자산은 3억2995만원, 이 중 74.8%에 달하는 2억4678만원이 주택 등 부동산이다.

앞으로 시장은 이들의 은퇴와 맞물려 두 가지 방향으로 흐를 가능성이 크다. 베이비부머들이 보유한 부동산을 매각할 것이나 임대할 것이냐 여부다.

이들이 은퇴 후 노후대책으로 보유한 주택을 임대방식으로 전환할 경우 다행히 현재 끝없이 치솟고 있는 전셋값은 공급량이 증가해 다소 안정될 가능성이 높다. 반대로 이렇다 할 노후 대책이 없어 주택구입으로 인한 부채만 지고 있는 베이버부머라면 주택을 매각할 수 밖에 없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베이비부머 연령대에 따라 평균 7513만~8806만원의 부채를 보유하고 있고 부채를 가진 사람의 비중도 70% 내외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결국 전세값이 안정될 수 있다는 기대감보다는 쏟아지는 매물로 인한 집값 하락, 반대로 내집마련 대기수요 증가로 인한 전셋값 상승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이는 분명 부동산 시장에 득보다는 실로 작용할 것이다. 정부와 시장 모두가 이들의 움직임에 주목하고 대처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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