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지명직 최고위원 합의 ‘불발’

(아주경제 박재홍 기자)한나라당 홍준표 대표가 임명하는 2명의 지명직 최고위원에 대한 합의가 ‘불발’됐다.
　
　원희룡 최고위원은 27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지명직 최고위원 임명을 위한 비공개 회의 직후 기자간담회를 통해 “홍 대표는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충청권의 홍문표 한국농어촌공사 사장과 정우택 전 충북도지사를 지명하겠다는 의견을 제시했으나 최고위원 전원이 반대했다”고 밝혔다.
　
　홍 대표는 충청권 인사 2명을 임명하는 것과 관련, 총선에서 의석이 나올 수 있는 충청권에 집중하고 호남은 총선 이후 다음 지도부가 배려할 수 있을 것이라는 이유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 최고위원은 “당헌상에는 협의를 거쳐 (지명직 최고위원을)지명하도록 돼 있고, 당규에는 취약지역과 외부인사를 우선적으로 지명하도록 돼 있다”며 “최고위원 전원이 같은 의견이지만 이런 호남 무시인사를 해서는 안된다”고 이번 인사에 대해 반대 입장임을 강조했다.
　
　그는 “충청권 두명으로 지명직 최고위원이 임명되는 것에 대해 온갖 억측과 의혹까지 제기될 수 있다”며 “지도력을 스스로 손상시키는 인사를 하면 안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홍 대표는 호남 발전 위원장을 따로 임명해 최고위원회의에 참석시키겠다는 안을 제시했지만 이 역시 최고위원들이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원 최고위원은 “최고위원 전원이 호남 무시를 더 자극하는 길이 될 것이고 당헌 당규에 근거가 없는 사람을 최고위 참석 멤버로 포함시키는 편법에 동의할 수 없다는 의견을 밝혔다”고 전했다.
　
　그는 다만 “특정인에 대한 찬성과 반대를 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당연히 호남에 대한 배려를 해야 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지난 7.4 전당대회가 열리기 전에 ‘지명직 최고위원은 최고위원들과의 협의를 거쳐 당 대표가 임명한다’로 개정된 당헌 당규에 따라 홍 대표는 표결절차 없이 지명직 최고위원을 임명할 수 있다.
　
　김기현 당 대변인은 “이날 협의가 원만히 되지 않아 이 문제를 차후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명직 최고위원과 관련한 협의는 는 홍 대표의 휴가가 끝나는 다음달 8일 이후에 다시 이뤄질 전망이다.
　
　이날 비공개 회의에는 홍 대표를 비롯해 유승민 나경원 원희룡 남경필 최고위원 전원이 참석했고, 황우여 원내대표와 이주영 정책위의장도 함께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