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와 무디스 및 피치 등 주요 신용평가사의 등급 평가가 피상적이며 때때로 투기를 유발하기도 한다고 비판하고 있다.
세계 최대 국채 발행국 중 하나인 이탈리아가 최근 신평사들이 부추긴 투기로 인해 타격을 받았다는 설명이다.
유럽의 대형 채권 투자사의 한 국채 투자 담당 매니저는 18일(현지시간) 로이터에 "(이들 3대 신평사 가운데) 2곳과 구독 계약을 취소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아직까지 우리를 놓아주지 않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물론 금융 위기의 책임을 모두 신평사의 잘못으로 돌릴 수는 없지만 제3자(신평사)의 투자 판단에 의존해온 이들이 애먹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금융위기 당시 위험 자산으로 드러난 부채담보부증권(CDO) 등 구조화 상품에 대해 신평사들이 당초 후한 점수를 준 바 있다. 로이터는 당시 사건을 계기로 투자자들은 외부 리서치 결과에 대한 의존을 점진적으로 줄여왔다고 지적했다.
파이어니어인베스트먼트에서 유럽과 아시아 크레디트 리서치를 담당하는 개럿 월시는 "자체 리서치가 외부 기관 것보다 훨씬 자세하고 전향적이며 시의 적절하다고 믿게 됐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 채권펀드인 핌코의 독일 소재 포트폴리오 매니지먼트 책임자 앤드루 보솜워스도 "자체 등급 평가가 신평사들이 강조하는 '독립성'을 갖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내부 평가는 우리가 평가한 것의 이면에 어떤 것이 있는지를 안다는 장점도 갖는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피치 관계자는 "신용 등급 등 특정 사안에 과다하게 의존하는 것이 현명치 못하다는 판단"이라면서도 "우리의 견해와 (등급) 상품에 대한 수요가 계속 크게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S&P 평가위기전략팀 소속인 마이클 프리비테라도 "투자자 스스로가 의심할 여지없이 더 많이 자체 리서치할 것이며 이것이 합당하다고 생각한다"면서 "다만 그들은 여전히 자체 리서치 노력을 보완할 기준을 필요로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자체 판단이 신평사 평가보다 급작스런 여건 변화에 투자자들이 더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여지를 준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또한 일부 투자자는 신평사보다 부도 위험을 상품화해 거래하는 크레디트디폴트스와프(CDS)가 위험을 더 신속하게 경보하는 지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