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자로 단행된 국세청 사무관급 전보인사에서 행정고시(재경직) 46회 출신의 여성 사무관 전애진(33)씨가 처음으로 본청 조사국내 조사1과 2계장에 배치됐다.
특히 전 사무관은 조사분야 근무경력이 전혀 없었다는 점에서 ‘파격 인사’로 꼽힌다.
전국의 기업 특별세무조사를 지휘하는 본청 조사국의 조사1과는 국세청내에서도 남성이 독점해온 대표적인 부서이기 때문이다.
실제 이 부서는 다른 조직보다 강한 충성심이 요구되고 야근을 밥먹듯이 하는 격무 탓에 최소 5년 이상의 조사분야 경력을 갖춘 남성만이 버틸 수 있다는 고정된 인식이 자리잡고 있었다.
전 사무관은 이화여대 행정학과 출신으로 2004년 국세청에 발을 디뎠다. 그동안 김해세무서 납세자보호과장과 수원세무서 세원관리2과장, 남대문세무서 징세과장을 거쳤고 2006년 행정자치부 혁신컨설팅단에 파견돼 1년간 일을 했다.
당시 부처별 혁신계획 수립 등 범정부적 혁신 확산에 기여해 이듬해 행자부장관 표창을 받기도 했다.
이현동 청장은 그때부터 전 사무관의 능력과 자질을 눈여겨봤고 그 평가가 이번 인사로 이어졌다는 후문이다.
이로써 국세청에는 지난 2월 인사에서 전 사무관의 행시 동기인 전지현 사무관이 국제조세관리관실에 배치된데 이어 여성 사무관 두명이 개청이래 처음으로 본청 주요 부서자리를 꿰차게 됐다.
청 내에서는 이 같은 ‘우먼 파워’의 흐름에 대해 큰 기대를 하고 있다.
국세청 관계자는 “국세청 조사국에도 새로운 변화 밀려오고 있다”며 “조직내 영향력이 가장 큰 조사분야에서 여성 관리자들이 본청 조사국장에 앉을 날도 머지 않았다”고 말했다.
전 사무관은 업무에 도움이 되기위해 미국 에모리대학에서 MBA를 공부한뒤 지난달 귀국해 조사국을 자원했다.
전 사무관은 “국세청의 꽃중에 꽃으로 꼽히는 조사국에서 전문성을 쌓고 싶었다”면서 “열심히 업무를 잘 배워서 청의 위상을 높이는데 작으나마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