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도빈 서울대학교 행정대학원 교수는 “여성이 남성보다 청렴도가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다”며 “이제는 공직사회도 여성의 새로운 감성으로 이끄는 문화가 일반화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공직시험 여풍(女風)도 나날이 세지고 있다. 사법, 외무, 행정고시 합격자 가운데 여성이 차지하는 비율은 절반에 가깝다. 19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여성 합격률이 10%에도 못 미친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성과다.
지난해 말 현재 중앙부처의 5급(사무관) 이상 여성 공무원 비율은 2694명으로 12.3%를 차지하고 있다. 4급(서기관) 이상 여성 관리자 비율은 593명, 7.4%다. 5급 공채(행정고시)를 비롯해 각종 국가·지방직 시험에 불어닥친 여풍(女風)은 과장급 중간 관리자층에도 이미 불고 있다.
이처럼 각종 국가고시에서 여성합격률이 높은 데에는 여성의 대학진학률이 한 몫을 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1 통계로 보는 여성의 삶’에 따르면 여성의 대학진학률은 지난해 80.5%를 기록해 전년도에 이어 남학생(77.6%)을 앞질렀다. 남녀 학생간의 대학 진학률 격차는 2009년 0.8%포인트에서 2010년 2.9%포인트로 크게 벌어졌다.
이런 현상은 지난해 5급 공개경쟁채용시험(이하 공채시험)에서도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행정안전부가 발표한‘2010년도 5급 공채(행정직) 최종합격자 통계’에 따르면 266명 중 여성은 127명, 47.7%를 차지했다. 2009년(46.7%)보다 1% 증가한 수치다.
특히 일반행정은 112명 모집에 64명이 합격해 57.1%를 기록했다. 국제통상직은 21명중 17명(81%), 교육행정직은 5명 전원이 여성이 차지했다.
여성공무원비율이 높아진 데에는 정부 정책 덕도 크다. 정부는 2002년부터 2006년까지 5년간 ‘5급 이상 여성 관리자 임용 확대 계획’을 추진한 바 있다. 2001년 말 당시 4.8%였던 여성 중간 관리자(5급) 임용 비율을 10%까지 높인다는 목표를 세웠다.
그 결과 2006년 9.6%, 2007년 10%를 달성했다. 이어 정부는 고위급 여성 인력도 양성하기 위한 정책을 시행했다. 2007년부터 시작된 ‘4급 이상 여성 관리자 임용 확대 5개년 계획’은 올해 말까지 추진키로 했다. 2006년 5.4%였던 비율을 역시 10%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이에 따라 앞으로도 여성공무원의 비율은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 한국행정연구원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여성공무원 비율은 오는 2016년에는 50.5%로 과반수를 차지할 것으로 추정됐다. 오는 2020년에는 이 비율이 55.3%까지 늘어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