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비드 로젠버그 클러스킨셰프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1일(현지시간) CNBC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경제는 위험한 비탈길에 놓여 있다"며 "파국을 피하려면 정부의 개입과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Fed)의 자산 확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준의 추가 양적완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그는 "미국 경제의 회복세는 소름이 돋을 정도로 불안정하다는 사실을 인정할 필요가 있다"며 "최근 2년간의 경기확장 국면을 보면, 재정·통화정책의 수도꼭지가 잠길 때마다 경기는 소피트패치(경기회복시 일시적인 침체)로 빠져들었다"고 말했다.
로젠버그는 이어 "연준의 2차 양적완화 프로그램(QE2)이나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부양정책이 없었다면, 지난해 경기는 소프트패치에서 보다 심각한 국면으로 빠져들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그는 "부양 효과는 불과 3~4개월간 경제지표를 개선시켰을 뿐"이라며 "부양효과가 사라지고 나면 남는 건 소프트패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로젠버그는 연준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마치는 22일 예정된 벤 버냉키 의장의 회견 내용은 지난 7일 애틀랜타 연설과 대동소이할 것으로 전망했다. 버냉키 의장은 지난 연설에서 "미국 경제가 소프트패치 국면에 빠져 있지만, 올 하반기에는 반등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로젠버그는 "미국의 경기상황은 연준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심각하다"며 "경제가 내년에 다시 침체에 빠질 확률은 99%에 이른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 다른 침체가 시장에 반영되면, 증시는 20%의 조정을 겪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로젠버그는 이달 말 연준이 QE2를 종료하고 나면 올해는 더 이상 추가 부양조치가 없겠지만, 내년에는 다급해진 연준이 결국 3차 양적완화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버냉키는 결코 선제대응하는 사람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로젠버그는 경제가 다시 침체에 빠질 때는 우량주를 사고, 중소형주는 팔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헤지펀드들이 선호하는 채권이나 하이브리드증권, 금을 매입하는 것도 좋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미국의 공공 부채 한도 상한을 놓고 이어지고 있는 정치권의 공방을 문제 삼아 '트리플A(AAA)'인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강등할 수 있다고 재차 경고했다.
모리츠 크래머 S&P 유럽 국가신용등급 담당 대표는 이날 유로머니 채권 콘퍼런스에서 "미국의 재정 및 통화정책의 조화 능력은 긍정적이지만 최근 그 유연함을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정치적 공감대가 축소되면서 등급 하향조정 위험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앞서 S&P는 지난 4월 같은 경고를 했고, 무디스와 피치도 최근 미국의 국가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