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업계에 따르면 대성에너지(전 대구도시가스)를 주력 계열사로 둔 대성그룹은 오는 29일 타워형 태양열발전시스템을 준공한다. 그동안 연구단계에만 머물러 있던 태양열발전기술을 최초로 실용화한 것이어서 의미가 크다.
태양열발전은 반사경을 이용, 태양열을 집열해 수천도의 고온을 얻고 이를 각종 발전 사이클의 열원으로 사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기술이다. 그룹은 지난 3년간 약 116억원을 투자해 대구시내 약 2만300㎥ 부지에 50m 높이의 태양열발전설비를 설치했다.
대성그룹 관계자는 "세계 태양열발전 시장은 2020년 이후 지금의 100배 이상 성장을 보일 것으로 예측, 이 분야에서 확보한 기술을 토대로 사업을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1위 도시가스업체인 삼천리도 연료전지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연료전지는 연료를 산화시켜 발생한 화학에너지를 전기로 전환하는 기술로, 삼천리는 천연가스와 산소를 반응시키는 기술 위주로 개발 중이다.
이를 위해 삼천리는 지난 4월부터 세계 최대 규모인 60MW급 연료전지 발전소 설치사업에 뛰어들었다. 경기도 화성발안산업단지 내에 2012년 6월까지 우선적으로 15MW급 발전소를 준공하고, 이어서 2013년 6월까지 나머지 45MW를 짓는 게 주요 내용이다. 연료전지는 수소연료전지차 등 향후 수소 경제시대의 핵심분야로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삼천리는 자체 연구소를 통해 다양한 실증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도시가스업체들의 신재생에너지 사업은 기존 가스산업이 정체되는 것에 대한 새로운 돌파구다. 삼천리 관계자는 "가스산업은 포화상태로 성장이 정체되고 있다"며 "안정된 수익이 보장되지만 더 이상의 발전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업계는 특히 가정용 시장이 고착화된 상태에서 신규 수요 창출이 가능한 자동차 연료시장에서 위기를 맞고 있다. 작년 CNG버스 폭발 이후 주춤하는 사이에 정유업계의 클린디젤버스가 위협적으로 부상하고 있으며, 전기자동차 등 다른 친환경차의 보급도 활발해지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CNG차 개조사업과 LNG화물차 전환사업 등 수요확대 방안들도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쳐 지지부진하다.
한편 신재생에너지 사업은 이러한 기존 산업의 한계를 극복하는 해법이 될 수 있지만, 업체들이 여기에 ‘올인’하지는 못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는 내년 RPS(신재생에너지 의무할당제)가 시행되면 사업이 탄력받을 것으로 관측되지만, 수익 창출에는 보다 긴 시간이 걸리고 그 사이 정책이나 시장 환경이 바뀔 수 있는 리스크가 상존하기 때문이다.
대성그룹과 삼천리 등이 최근 에너지사업뿐만 아니라 전혀 다른 분야인 엔터테인먼트나 외식사업 등 문화사업까지 발을 넓히고 있는 것은 이러한 리스크에 대한 안전판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이는 동시에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대한 집중력을 분산시키는 문제점으로 지적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