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한미FTA 두고 '적전분열'… '재재협상' 가능할까

2011-06-01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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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6월 임시국회가 열린 가운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을 두고 여야가 또 다시 격돌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이달 임시회에서 한미 FTA 비준안을 외교통상통일위원회에 상정, 처리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자동차 분야 등에서 한국 측 손실이 커 '재재협상' 없이는 비준할 수 없다며 강경하게 버티는 모습이다.

◆ 민주당 "손해보는 FTA 안돼"

민주당은 재협상을 통해 도출된 FTA 비준안이 국익에 마이너스라며 반대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열린 민주당 의원 워크숍에서 손학규 대표는 "오직 민생을 기준으로 FTA에 대응해야 한다"며 "손해보는 한-미 FTA는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은 이날 워크숍 자료를 통해 자동차 분야에서만 안전·환경·조세주권 부문 3개, 불평등 양보 2개, 이익감소 및 의무강화 등 4개 등 총 9개 부문에서 반대 의견을 냈다. 민주당은 이들 문제로 재협상안이 원안에 비해 4조4000억원의 손해가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전병헌 당 FTA 대책위원장은 "이익의 균형을 깨뜨린 굴욕 협상의 결과물에 동의할 수 없다"며 "추가 협상을 통해 국익을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 한나라당 "업계도 불만없는데…"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미 FTA 비준안에 대해 자동차 업계도 불만이 없는데, 민주당의 반대주장이 지나치다는 것이다.

한나라당은 지난 4·27 재보선 이후 정국 주도권이 민주당으로 넘어가 일단은 한발 물러난 모습이다. 하지만 재재협상은 절대 불가능하다며 맞서고 있다.

외통위원장을 맡고 있는 남경필 의원은 1일 오전 중진회의에서 "노무현 대통령때 추진한 한미 FTA에 손학규 대표도 경기도지사 재임 시절 반드시 필요하다고 수없이 말했다"며 "현재 비준안에 대해선 자동차 업계도 환영하고 있어, 어떤 근거로 (이익의 균형이) 깨졌다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이주영 정책위의장도 "한미 FTA 비준안의 6월 처리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재재협상은 사실상 불가능한 단계"라고 선을 그었다.

◆ "재재협상 가능할까"

민주당이 요구하는 재재협상의 가능성을 두고 정치권 안팎에선 회의적인 목소리가 대부분이다.

현재 민주당의 반대 주장이 '반대를 위한 반대'의 성격이 짙어 장기화 하지 않을 전망인 데다, 당내에서도 부정적인 의견이 적지 않다는 분석에서다. 민주당은 아직 한미 FTA 반대를 당론으로 확정짓지 못했다.

야권 관계자는 "민주당이 재보선 이후 정국의 흐름을 뺏어온 상황서 손 쉽게 FTA를 비준해 줄 경우 당내 비판 여론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며 "미국 의회의 비준이 끝나는 7~8월까지만 시간을 끌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실제로 주승용 민주당 정책위수석부의장은 전날 "한나라당이 6월 임시회에서 한미 FTA 비준안을 상정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전제한 뒤 "미국도 의회 비준 과정으로 미 근로자 지원 프로그램 확대 연장안이 연계돼 7월이나 8월초에 최종 승인될 예정으로 서두를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외교통상부 장관 출신인 송민순 의원은 "우리 당이 (참여정부 때 체결한) 한미FTA원안에 대해서는 찬성 입장을 가졌는데 왜 지금은 반대를 하는 지 좀 더 분명히 해야한다"고 이견을 드러냈다

한편 정치권 밖에서도 재재협상 요구를 비판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도건우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미국을 다시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려면 유인을 제공해야 하는데, EU·싱가폴·칠레 등 기존 FTA 체결국이 최혜국 대우 원칙을 들이밀며 재협상을 요구할 경우 할 말이 없어진다"며 "한국이 세계 여러 나라들과 FTA를 추진하고 있는 상황서 재재협상을 벌일 경우 나쁜 선례를 남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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