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이후 서민들의 삶 더 팍팍해진다

2011-05-09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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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선환 기자) 5월 가스요금에 이어 7월 전기료와 휘발유 등 석유제품 가격인상이 잇따라 예고되면서 하반기 서민들의 생활고(苦)가 극에 달할 전망이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가 ‘서민생활안정’을 선언했지만, 취임도 하기 전에 정부가 내놓은 공공요금 인상정책에 발목이 잡힐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그나마 정부가 만지작거리던 유류세 인하 카드는 국제유가 급락으로 써보지도 못하고 물거품이 될 처지다.

9일 기획재정부와 지식경제부 등 관련부처에 따르면 하반기 물가 등 서민생활고가 ‘시계제로’ 상태로 치닫고 있다.

정부가 이미 쓸만한 카드를 전부 동원하면서 물가안정을 공언해 왔지만, 어디를 봐도 서민생활이 나아질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서민생활 안정에 반드시 수반돼야 할 공공요금은 정부가 나서서 줄줄이 올리는 반면 세금인하에 대한 언급은 일절 없다. 박 재정부 장관 내정자가 ‘서민물가와 일자리창출’에 사심없이 올인하겠다고 한 게 무색할 정도다.

지경부는 이달부터 서민들이 주로 사용하는 도시가스요금을 월평균 약 1130원 인상했다. 주택용 도시가스요금 증가률은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4.2%)을 크게 웃도는 4.9%에 달한다. 이마저도 가스요금 연동제에 따라 나머지 1.0%포인트를 추후 반영한다는 방침이어서 더오를 여지만 남아 있다.

여기에 정부는 7월부터 예정대로 전기료 인상을 강행한다는 방침이어서 서민생활을 안정시키겠다는 의지마저 의심케 하고 있다. 서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LPG 가격도 내달 인상될 가능성은 커졌다. 정부가 먼저 원료가 인상 이유를 들어 LNG 가격을 인상한 만큼 민간 사업자에게 가격 인상 자제를 요청할 명분은 약해졌기 때문이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석유회사인 아람코는 지난달 30일 5월 프로판가스와 부탄가스의 수출가격을 전달보다 각각 t당 70달러, 105달러 올린 945달러, 995달러로 올린다고 국내 수입사에 통보했다.

프로판가스 가격은 지난 1월 935달러보다 10달러 올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부탄가스의 경우 2008년 7월의 최고가(950달러)보다 40달러나 치솟아 2년10개월 만에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정부의 기업때리기가 부메랑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정유사들은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석달간 휘발유 등 석유제품 가격을 리터당 100원씩 내렸지만, 8월부터는 이 또한 원위치된다. 일부에서는 정유사들의 한시적 가격인하가 오히려 ‘사재기’를 부추겨 8월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박 내정자가 경제청사진을 밝히기도 전에 이미 서민물가상황이 ‘통제불능’ 상태로 진입해 있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전체 유류가격의 50% 이상을 차지하는 유류세 카드 역시 물건너간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초만해도 중동산 두바이유 기준으로 배럴당 120달러 이상을 호가하던 국제유가는 글로벌 경기회복 지연소식이 전해지면서 지난 6일 하루만에 12%(13.92달러) 넘게 급락, 100.48달러를 기록했다. 배럴당 140달러를 유류세 인하 시점으로 보던 정부로서는 반색할 일이지만 체감경기를 호전시키기에는 역부족이다.

금리 상승 분위기도 서민가계를 짓누르고 있다. 오는 13일 한국은행이 5월 금융통화운영위원회를 열어 최소한 0.25%포인트 이상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커졌기 대문이다. 기준금리가 오르면 가계부채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따라 오를 수 밖에 없어 서민가계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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