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적완화 더 해, 말아?…美 연준, "고민되네"

2011-03-08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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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Fed) 내에서 양적완화정책을 중단해야 한다는 주장과 추가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인플레이션 압력이 미미하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어 추가 양적완화론에 다소 힘이 실리고 있는 분위기다.

7일(현지시간) CNN머니에 따르면 데니스 록하트 애틀란타 연방은행 총재는 이날 알링턴에서 열린 전미기업경제학회(NABE) 콘퍼런스에서 "유가 상승세가 지속되면 연준이 새로운 자산 매입에 나서야 할 것"이라며 3차 양적완화(QE3) 가능성을 시사했다.

연준은 2008년 금융위기가 불거진 이후 경기부양을 위해 지난해 3월까지 모기지(주택담보대출)채권과 미 국채를 매입하는 방식으로 2조달러에 달하는 자금을 공급했다. 이어 같은해 11월 6000억달러 규모의 국채를 매입하는 2차 양적완화에 나섰다.

록하트 총재는 "배럴당 106달러에 육박한 유가는 현재로선 큰 문제가 아니다"면서도 "유가의 지속적인 상승은 경제 전반에 악영향을 주는 경기침체의 전조"라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유가가 배럴당 120달러에 이르더라도 충격을 통제할 수 있지만, 150달러 선까지 오를 수 있다는 게 문제"라고 덧붙였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거래된 4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장 중 2008년 9월 이후 최고치인 배럴당 106.95달러까지 치솟았다. 마감가는 배럴당 105.44달러로, WTI 가격은 중동 정정 불안 사태 속에 지난 한 주 동안만 무려 6.7% 상승했다.

블룸버그통신은 6월 인도분 WTI를 배럴당 200달러에 살 수 있는 콜옵션 계약건수가 옵션 거래가 시작된 2009년 7월 이후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200달러 콜옵션에 투자한 이들이 이익을 보려면 계약이 만료되는 오는 5월 17일 WTI 가격이 배럴당 200달러를 넘어야 한다.

반면 리처드 피셔 댈러스 연방은행 총재는 현재 시행 중인 QE2 규모도 축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워싱턴에서 열린 국제은행가협회(IIB) 콘퍼런스 연설에서 "오는 6월까지 QE2의 역효과가 명백하게 드러날 것"이라며 "QE2의 규모를 줄이거나 지금 당장 자산 매입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토마스 호니그 캔사스시티 연방은행 총재도 지난 2일 외교관계평의회에서 연준의 QE2 정책을 일종의 '파티'에 비유하며 "이제는 파티를 끝내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그는 올해 여름까지는 기준금리를 올려야 한다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기준금리를 1%까지 올릴 준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는 0~0.25%다.

하지만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인플레 압력이 우려만큼 크지 않다는 분석이 제기면서 추가 양적완화론이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벤 버냉키 연준 총재도 최근 미국의 물가가 우려할 수준이 아니라며 QE3 가능성을 시사한 바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8일 유럽중앙은행(ECB)을 비롯한 선진국 중앙은행들이 물가상승 우려 속에 기준금리 인상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적잖은 투자자들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선진국의 인플레 압력이 크지 않은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근의 유가나 식품가격 상승세는 일시적인 재료에 불과해 물가에도 단기적인 영향을 주는 데 그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이들은 향후 5년간 미국과 영국, 독일의 연간 물가상승률이 각각 평균 2.34%, 3.54%, 2.34%에 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는 예년의 평균 수준이다.

아리프 후사인 알리안스번스타인 유럽 채권 부문 책임자는 "임금이 급격히 오르지 않는 한 선진국에서 인플레이션이 뿌리를 내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인플레이션을 위협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존 래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 채권 투자전략가 역시 "물가가 단기적으로는 급등할 수 있지만 시장에서는 인플레 위협은 일시적일 것이라는 데 의견을 모으고 있다"며 "이 때문에 투자자들도 채권 매도에 나서지 않는 게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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