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당초 실족사에 무게를 두고 이를 접근한 경찰이 하루만에 말을 바꾼 것이어서 초동수사의 허점을 드러냈다.
경찰은 5일 김씨가 지난 2일 낮 우편물을 배달하러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의 한 아파트에 도착하기 직전에 신원불상의 남성이 아파트에 들어와 엘리베이터를 타고 19층에 내린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남성의 모습은 아파트 1층 현관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를 통해 확인됐다. 이 남성은 키 170cm 가량으로 붉은색 상자 모양 물체를 들고 있으며 모자와 마스크를 쓰고 있어 나이와 얼굴을 확인하기 어려운 것으로 파악됐다.
집배원 김씨는 2일 오후 2시42분과 43분 사이에 아파트 12층과 16층에 잇따라 내렸고 이 남성은 그보다 앞선 오후 2시39분 아파트에 들어와 오후 3시24분 아파트를 떠난 것으로 확인됐다. 김씨는 오후 3시께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또 이 남성이 앞서 같은 아파트 단지의 다른 3개 동에서도 김씨와 같은 엘리베이터를 타기도 하고 몇 분 간격을 두고 같은 아파트에 들어갔다 나오는 CCTV 화면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불과 하루 사이 아파트 계단에서 숨진 채 발견된 집배원 사망사건에 대해 타살의혹이 있다며 경찰이 말을 바꾼 것이어서 초동수사의 허점을 드러냈다는 비판을 면키 어렵게 됐다.
당초 경찰은 김씨가 누군가의 습격에 저항하거나 결투를 벌인 흔적이 보이지 않는 점, 핏자국이 계단과 아래쪽 벽에서만 발견된 점 등 때문에 실족사에 무게를 뒀다고 말했다.
그러던 경찰이 타살의혹이 있다며 하루만에 갑자기 말을 바꾼 것. 4일 오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의뢰한 김씨의 부검 결과, 둔기로 머리를 여러 차례 맞아 과다출혈로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는 결과를 받았기 때문이다.
결국 김씨가 숨진 지 이틀이 지난 4일 오후에야 뒤늦게 수사전담반이 구성돼 용의자 검거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