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한씨가 ‘학동마을’ 그림로비 의혹과 관련 “전군표 청장 부부에게 그림을 선물한 건 맞지만 대가성은 없었다”고 진술함에 따라 전씨 부부를 불러 그림의 정확한 성격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내부방침을 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씨는 특히 청장 연임로비, 태광실업 특별세무조사 직권남용 등 3대 의혹 가운데 그림로비 만큼은 강력히 부인하면서 상당히 억울해하는 것으로 안다고 한씨 측이 전했다.
검찰 관계자는 “한 전 청장의 진술 분량이 많아 현재는 진술 분석 작업에 집중하는 상황”이라며 “진술을 좀 더 검토하고서 전군표 전 청장을 비롯해 다른 관련자들의 소환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일단 가석방 상태인 전씨와 부인을 불러 그림을 주고받은 당시 상황과 인사 청탁 여부 등을 확인하고서 세부 진술에 차이가 발견되면 한씨도 함께 불러 삼자 대질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전 전 청장의 부인 이모씨는 2009년 1월 한 전 청장이 2년전 차장으로 재직할 때 인사 청탁 목적으로 남편에게 고 최욱경 화백의 그림 ‘학동마을’을 줬다고 폭로했으나 한씨가 사흘 만에 청장직에서 사퇴하고는 두 달 뒤 돌연 미국으로 떠나 의혹이 미궁에 빠졌다.
전씨는 2006년 7월 국세청장에 내정된 뒤 정상곤 당시 부산지방국세청장에게서 인사 청탁과 함께 현금 7천만원 등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된 뒤 징역 3년이 확정돼 복역하다 작년 7월 가석방됐다.
검찰은 아울러 ‘도곡동 땅 실소유주 논란’의 도화선이 된 안원구(51.수감중) 전 국세청 국장을 소환해 사실 관계를 제차 파악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씨는 전날 검찰 조사에서 “도곡동 땅과 관련된 문서의 존재 자체가 없는 걸로 안다. 이와 관련한 보고도 전혀 받은 바가 없다”며 안씨와 상반되는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안씨는 “포스코 세무조사 과정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차명재산이라는 의혹이 일었던 도곡동 땅의 실제 주인이 이 대통령임을 나타내는 문서를 발견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한편 한 전 청장은 청장 연임로비와 관련해 검찰에서 “여권 인사들과 골프를 친 사실은 있지만 인사 청탁을 위한 것은 아니었다”며 골프회동 자체는 시인한 것으로 전해져 함께 골프를 친 인사들이 잇따라 소환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씨와 골프를 친 것으로 알려진 인물 중에는 이상득 한나라당 의원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L, K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