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산림청에 따르면 타용도로 전용된 산림의 면적은 노무현 정권 시절인 지난 2005년 9013ha, 2006년 8901ha, 2007년 1만544ha를 기록했다. 그러던 것이 이명박 정부 출범 첫해인 2008년 1만3739ha, 2009년 1만5877ha로 급증했다.
이 중 보전산지의 타용도 전용은 더욱 가파르게 늘어났다.
보전산지의 타용도 전용 면적은 노무현 정권인 2005년 2103ha, 2006년 2031ha, 2007년 2846ha로 2000ha대를 유지했으나 MB정권이 들어선 2008년에는 4142ha, 2009년 5368ha로 크게 증가했다.
보전산지에는 ‘임업용산지’와 ‘공익용산지’가 있다. ‘임업용산지’는 산림자원의 조성과 임업경영기반의 구축 등 임업생산 기능의 증진을 위해 필요한 산지로서 산림청장이 지정하는 산지를 말한다.
‘공익용산지’는 임업생산과 함께 재해 방지, 수원 보호, 자연생태계 보전, 자연경관 보전, 국민보건휴양 증진 등의 공익 기능을 위해 필요한 산지로서 산림청장이 지정하는 산지이다.
문제는 이전에 보전산지의 타용도 전용이 엄격하게 제한돼 있었으나, 최근 보전산지의 타용도 전용이 더욱 용이하도록 법률이 개정됐다는 것.
원칙적으로 보전산지는 △국방ㆍ군사시설의 설치 △사방시설ㆍ하천ㆍ제방 설치 △도로, 철도, 전력ㆍ석유 및 가스의 공급시설 등 공공 시설 설치 △산림보호ㆍ산림자원의 보전 및 증식을 위한 시설 설치 △임업시험연구 시설 설치 등의 목적이 아니면 산지전용을 할 수 없었다.
또한 △인근 산림의 경영ㆍ관리에 큰 지장 주는 경우 △우량한 산림이 많이 포함된 경우 △희귀야생 동ㆍ식물 보전 등 산림의 자연생태적 기능유지에 현저한 장애에 해당하는 경우에도 산지전용을 할 수 없었다.
하지만 정부는 지난 2009년 11월 보전산지의 타용도 전용 요건을 완화하는 내용으로 산지관리법 개정을 추진했고 그 결과 전용하려는 산지 중 임업용산지의 비율이 100분의 20 미만 등의 요건을 충족하면 보전산지라도 타용도 전용이 가능하게 됐다.
여기에 현 정권 들어 골프장 건설을 위한 산림의 타용도 전용 면적도 대폭 늘어나 환경파괴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골프장 건설을 위한 산림의 타용도 전용 면적은 2005년 1006ha, 2006년 1485ha, 2007년 1460ha를 기록했으나 MB정권인 2008년 2130ha, 2009년 2181ha로 대폭 늘었다.
이에 대해 이철재 환경운동연합 정책국장은 “산림을 훼손하는 개발사업이 이전 정권에도 있었지만 이명박 정권은 산림을 훼손하는 개발이 용이하도록 법ㆍ제도를 완화했다”며 “더욱 많은 산림이 훼손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 정책국장은 “산림에 골프장을 지으려면 산림의 나무를 모두 뿌리채 들어내야 하고 흙도 모두 갈아 엎어야 한다”며 “골프장은 환경파괴가 너무 심하다. 지금 골프장도 너무 많고 더 이상 허용을 절대 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우리 헌법에도 공공의 이익을 위해 재산권을 제한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는데 이명박 정권은 공공의 이익보다 가진 자의 재산권을 너무 중시한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산림청 산지관리과 정종근 사무관은 “보전산지는 기본적으로 보전할 목적으로 구분돼 있지만 법령이 허용하는 불가피한 경우에는 타용도로 전용을 허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불가피한 경우에 대해선 “법률에서 구체적으로 허용하는 행위에 포함돼 있어야 하며, 전용하고자 하는 해당 산지가 법령에 규정된 산지전용 요건에 적합해야만 허가해 줄 수 있다”며 “또한 보전이 꼭 필요한 산지는 보전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보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사무관은 이어 “골프장의 경우에도 국민들의 개발수요와 개발신청이 있고 관련 법령에서 엄격히 열거하고 있는 허용행위에 포함돼 있으며 해당 산지가 전용요건에 적합한 경우에 한해서는 제한적으로 허가가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산지전용 허가를 하더라도 산림훼손을 최소화하고 자연친화적인 방법으로 개발하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