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유성 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은 지난 29일 출입기자들과 가진 신년 산행에서 “지난해 영업이익 1조2500억원, 당기순이익 1조원을 달성했다”며 “한국전력 등 거액의 지분법 대상기업이 정책금융공사로 이관된 이후 이익구조가 크게 안정화된 결과”라고 밝혔다.
민 회장은 이어 “충당금을 부실자산의 123% 수준인 1조6000억원이나 쌓았음에도 높은 수준의 순이익을 실현했다”며 “정상적인 경상이익 창출 궤도에 올라섰으며 이 같은 기조를 계속 가져가겠다”고 말했다.
산은의 이번 실적에는 5200억원 규모의 두산중공업 지분 매각이익이 포함돼 있으며, 부실채권(NPL) 비율은 총 여신(82조6658억원, 2010년 9월 말 기준)의 2.1% 수준.
산은은 올해의 경영화두로 세계시장 진출과 수신기반 확충을 꼽았다.
민 회장은 “산은이 향후 나아갈 방향은 해외진출”이라며 “프로젝트파이낸싱(PF)·기업구조조정·기업금융·사모펀드(PEF)·파생상품 등에서 풍부한 경험과 노하우를 쌓았다”고 말했다.
산은은 올해 중국 선양출장소를 지점으로 전환하고 사천에 사무소를 개설해 중국 서부개척에 발 맞추는 등 중국내 네트워크를 확충할 계획이다.
국내 금융기관 최초로 인민폐 본드를 발행해 중국 자본시장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산은은 현재 판다본드(Panda Bond) 발행을 추진 중이며, 홍콩 딤섬본드(Dimsum Bond) 발행을 위한 주간사 선정을 마친 상태다.
또 동남아시아 이외의 지역에 대한 인수·합병(M&A)이나 지분투자 등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함께 민영화를 대비한 수신기반 확충에도 적극적으로 나선다.
김영기 수석부행장은 “안정적 수익기반 확충, 재무구조의 건실화, 선진금융인프라 구축, 상업투자은행(CIB)의 영업경쟁력 제고 등을 바탕으로 독자생존 및 성장기반을 충분히 갖췄다”며 “스마트뱅킹이나 BWB·BIB 등을 통한 개인영업 부문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산은은 이를 위해 개인금융센터를 본부로 승격시키고 영업지점을 30개 가량 늘릴 방침이다. KDB생명·대우증권이 보유하고 있는 리테일 기능을 이용해 다양한 유통경로도 개발할 계획이다.
김 수석부행장은 “자본시장본부에 있던 임경택 부행장과 파생상품 전문가인 윤재근 팀장, 대우증권 상무 등을 개인금융본부에 배치했다”며 “시중은행과는 다른, 산은만의 포트폴리오로 가져갈 것이며, 고객 신용평가도 다양한 기준을 적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펀딩베이스는 채권발행이 주가 될 것이며 장기고객에 집중하겠다”며 “대우건설 인수를 위한 사모펀드(PEF) 모집에 개인고객도 참여시키는 등 다양한 상품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리테일 확대를 위한 저축은행 인수에는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민 회장은 “리테일 경험이 없기 때문에 시너지나 활용 가치가 없다고 판단해 저축은행 인수에는 부정적”이라며 “현재로서는 전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민 회장은 자신의 후임으로 여러 사람이 하마평에 오르는 것에 대해선 “산은은 도약의 시기라 글로벌 부문을 키워 줄 수 있는 최고경영자(CEO)가 왔으면 한다”며 “현재로서는 자신의 퇴임보다 후임자 선정이 방점이 될 것”이라며 조기퇴진 가능성도 열어놨다.
한편 민 회장은 4년째 워크아웃이 진행 중인 팬택&큐리텔은 올해 중으로 워크아웃을 졸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