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수도 카이로에서 29일 오후(현지시간) 수만명이 중심 알-타흐리르 광장 등에 재집결,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며 닷새째 시위를 벌였다.
시민들은 무바라크 대통령이 내각 해산과 정치개혁을 약속했음에도 그의 무조건적인 퇴진을 촉구하며 시위를 재개했으나, 경찰이 내무부 청사에 진입하려던 시위대에 발포한 것으로 전해지는 등 일촉즉발의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28일 시위 과정에서 시위대와 군경이 충돌, 이날 하루 동안에만 38-89명이 숨진 것으로 각 언론에 보도되는 등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이집트 정부가 전날 시위 확산을 막기 위해 차단했던 휴대전화 서비스는 이날 복구됐으나 인터넷은 여전히 차단된 상태다.
전날 시위에 나섰다가 가택연금을 당한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무바라크 대통령의 퇴진을 적접 촉구하고 나서 주목된다.
또한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은 정보기관 최고 책임자이자 자신의 최측근 인사인 오마르 술레이만을 부통령에 임명했다고 이집트 언론이 보도했다
무바라크 대통령은 자신의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5일째 계속되자 궁여지책으로 자신이 가장 신뢰하는 술레이만을 부통령에 임명한 것으로 보인다.
안와르 사다트 대통령 밑에서 부통령으로 있던 무바라크는 사다트 대통령의 암살로 대통령직을 승계한 이후 부통령직이 자신의 권좌에 대한 위협이 될 것을 우려, 부통령직을 두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