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국 전 친지들 한테 부탁 받은 물건을 사기 위함이었다. 유 사장은 먼저 명품 가죽가방과 지갑을 주로 파는 상점에 들어섰다. 물건을 고르던 그는 이곳 제품들이 모두 면세점 물건과 똑같은 걸 보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
디자인과 칼라를 고려해 흥정을 시작했다. 종업원은 유사장이 만져보는 물건마다 “그건 비싸요”라고 말했다. 손님이 마음에 들어 하면 비싸게 팔려는 계산이 깔려 있는 게 분명해 보였다.
“이거 얼마요?” “120위안요.” “3개 사면 얼마까지 되요?” “잠깐만요.” 종업원은 얼른 계산기를 들고 셈을 해본다.
“아무리 싸도 280위안아래론 안돼요.” “그러면 가겠어요.” 서너 차례 실랑이를 하면서 유 사장은 120위안에 지갑 3개를 샀다.
유사장은 말로만 듣던 짝퉁시장에서 흥정을 해보니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어 이번엔 4층 안경매장을 찾았다.
유 사장은 선글라스를 사려고 “이거 얼마죠?”하고 물었다. “180위안이요.” “좀 깍아 줘요.” “160위안이면 어때요?” “에이. 50위안이면 사겠어요.” “예? 농담해요?” 결국 유 사장은 60위안에 선글라스를 손에 넣었다.
짝퉁 시장에 정통한 사람들은 호가의 20% 선에서 흥정을 시작하라고 충고한다. 호가의 50%에 사면 대체로 만족이며, 30% 이하에 사는 게 가장 바람직한다.
그러나 짝퉁 제품은 결국 지재권을 위반한 제품인 만큼 구매에 유의해야 한다. 특히 짝퉁을 한 다발 사 들고 귀국하다 세관에 적발돼 ‘유명세’ 타는 낭패를 겪을 수도 있다.
(베이징 = 이필주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