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은 섣달 음력 23일로 샤오녠(小年)이라고 한다. 춘제(설)를 일주일 앞둔 샤오넨은 ‘자오왕신(부엌신)’이라고 하는 부엌신에게 제사 하는 절일 ‘지자오제(자오왕신에게 제사를 지냄)’이다. 지자오제는 춘제의 서막격인데 사람들은 돼지머리 등 제수용품을 차려놓고 부엌신의 초상화 앞에서 제사를 지냈다.
속설에 따르면 지자오제는 부엌신인 ‘자오’가 하늘의 옥황대제를 접견, 인간세상의 선악을 고하고, 복을 내려줄 것을 요청하는 날이다. 옛 사람들은 이날 부엌신에 제사를 올려 많은 복과 행운을 가져다 달라고 기원했다.
제사상에는 사탕을 올렸는데 이는 부엌신이 옥황대제에게 고할 때 좋은 얘기만 해달라는 입막음용 이라는 재미있는 얘기가 전해지고 있다. 지자오제 전야에 부엌신이 타고 하늘에 오르도록 대로와 골목에 작은 교자까지 마련해놓았다. 이 때문에 지자오제는 부엌신을 하늘로 보낸다는 의미의 ‘송(送)자오제’로 불리기도 했다.
부엌신에는 할아범과 할멈 부부신이 있다. 이중 부엌 할멈신은 사람들의 집을 관리하고 인간의 선악을 주관하는 일을 맡았으며 중국의 민간에 종종 붉은 옷을 입은 홍의의 미녀로 표현되고 있다.
중국인들이 설을 쇠면서(過年) 행하는 가장 중요한 의식중 하나인 폭죽도 바로 지자오제 때부터 시작했다. 샤오녠 때 터뜨리는 폭죽은 부엌신이 하늘로 올라간 7일 동안 마귀를 쫓기 위한 의식인 동시에 다녠(大年)인 춘제를 순탄하게 맞기 위한 ‘축포’였다.
일부에서는 지자오제보다 빠른 섣달 8일부터 라바제(臘八節)라는 의식으로 송구영신의 불을 지피기도 했다. 라바제는 불교의식에서 전래된 행사로 사람들은 이날 각종 곡물이 들어간 라바저우(粥.죽)를 쒀서 나눠 먹으며 원기를 돋우고 복을 기원했다.
요즘들어 샤오녠인 지자오제는 거의 유명무실해졌지만 설에 앞서 일종의 설빔인 ‘녠훠 (年貨 설빔)’를 마련하는 풍습은 계속 전승되고 있다. 고대의 녠훠 는 주로 새 옷과 말밥굽(몽골족), 장작, 가구 등이 주류였으나 최근 녠훠로는 스마트 폰과 LED TV 고급 승용차 등이 인기를 몰이를 하고 있다.
(아주경제 최헌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