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 주석은 방미 중 20, 21일 이틀간 오바마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 시카고를 방문한다. 후 주석의 시카고 방문은 G2로 떠오른 중국에 대한 미국인들의 경계심을 누그러뜨리고, 내년 미국 대선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재선에 대한 신뢰를 표시하는 정치적 신호를 담고 있다고 홍콩일간지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가 13일 보도했다. 중국 경제신문 21세기경제보도(21世紀經濟報道)는 지난 12일 후 주석 방미에 담긴 의중을 ‘석우지려(釋憂之旅)’라는 신조어로 압축해 표현했다. 미국의 우려, 또는 의심을 풀어줄 여행이란 뜻이다.
중국 입장에서 후 주석의 이번 방미는 후 주석 치적(治積)과시의 정점(頂點)을 이루는 중요행사다. 그는 시진핑(習近平) 부주석에게 자리를 물려주고 2012년 물러난다.
그런가하면 오바마 대통령은 2012년 재선 도전을 앞두고 있다. 국제무대에서 가장 중요한 파트너로 떠오른 중국과의 관계를 원만하게 이끌어 나가는 것은 오바마에게 대단히 중요한 과제다.
미국은 중국에 대해 우려하거나 요구할 사안이 많다. 이러한 우려는 미․중 두 나라 이익이 충돌하는 지점에서 발생한다. 대표적 사례로 ▲중국의 경제운용 방식 ▲서태평양 자유 항행권 ▲핵확산 방지가 있다.
중국이 각종 경제정책을 통해 미국에 심각한 피해를 주고 있으며, 이에 미국은 경제보복으로 중국경제를 파괴할 수 있다는 것이 미국 보수진영의 기본인식이다. 이 문제의 핵심에는 중국 경제에서 정부가 발휘하는 역할에 대한 논란이 있다. 미국은 중국 정부가 국영기업들에 보조금을 비롯한 각종 특혜를 과도하게 제공해 이들의 ‘경쟁력’을 엄청나게 강화시킴으로써 미국 기업들의 대(對) 중국 수출을 어렵게 만들거나 봉쇄한다며 이에 항의해 오고 있다.
미국과 중국 사이에 갈수록 긴장이 높아가는 또 다른 분야는 공해(公海)의 자유에 대한 두 나라의 근본적으로 다른 견해다. 특히 서해에서 동중국해를 거쳐 남중국해에 이르는, 12마일 영해(領海) 바깥의 바다에 대한 자유 항행권(航行權)을 놓고 양국은 대립하고 있다. 미국은 이 일대 해역을 순전한 공해로 보는 반면, 중국은 유엔해양법협약을 존중하면서도 자국 해안에서 멀리 떨어진 섬, 암초, 해역 등에 대해 주권을 주장하면서, “외국군함이 이들 해역을 통과할 수는 있되 중국이 그들의 활동을 제한할 권리를 갖는다”는 입장이다.
이란과 북한이 국제사회에 던지는 핵위협에 대처하는 문제에 있어서는 두 나라 사이에 근본적인 이견은 없다.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으로 한국은 물론 세계를 충격에 빠뜨린 북한을 다룸에 있어 오바마 대통령은 중국이 북한에 영향력을 더 많이 발휘해 줄 것을 요청할 것이 분명하다. 이 문제를 놓고 미국과 줄다리기를 넘어 암투까지 벌인 바 있는 중국으로서는 이번 정상회담에서 어떤 식으로건 발전적으로 변화된 자세를 나타낼 것으로 보인다.
중국지식인들이 1996년 ‘노라고 말할 수 있는 중국’이라는 책을 펴내 중국의 자신감을 세계에 과시한지 15년이 흘렀다. 서양의 G1과 동양의 G1이 만나는 ‘G2 정상회담’에 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주경제 송철복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