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정화 기자)"전 정권때 CEO를 했었는데 정권이 바뀐 후에도 계속하기 때문에 뭔가 있다고 생각하는 건 의혹일 뿐이다"
남상태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12일 거제 옥포조선소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부유식 원유 생산 저장 하역 설비(FPSO)인 '파즈 플로어(PazFlor)'호의 명명식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로비 의혹에 대한 심경을 밝혔다.
남 사장은 “문제를 일으켜서 죄송하다”면서도 “전 정권때 CEO를 하던 이가 정권이 바뀐 후에도 계속한다며 의혹을 품는 가정부터가 틀렸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로비 의혹과 관련한 검찰 수사로 인해 겪은 어려움도 털어놨다.
남 사장은 "대우조선이 거래하고 있는 회사가 전 세계에 150군데 밖에 없는데 일부 그룹들은 투명성·윤리성 등을 유난히 강조한다"며 "이런 일이 있다보니 직접적인 언급은 없지만 예전에는 없었던 관련 설문지를 받을 때가 있었다"고 털어놨다.
남 사장은 또 대우조선해양이 그동안 많은 위기를 극복할 수 있고 수주 기록을 갱신할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 '주인 의식'을 꼽았다.
그는 "홀어머니가 아비없는 자식이라는 소리 듣게 하기 싫어서 공부 열심히 가르치듯 나도 주인없는 회사라는 말 듣기 싫어서 직원들에게 세계에서 일인자가 되자고 설득하고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어왔다"고 설명했다.
그동안의 매각 무산과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타격을 받았지만 회사의 구성원들 하나하나가 조선·해양 분야의 일인자가 된다면 이에 대한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남 사장은 또 최근 언급되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의 매각과 관련해 "인수합병도 시장 상황에 따라 시기나 방법이 달라지겠지만 직원들에게는 심리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시기를 적절하게 선택해 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하지만 대우조선 매각 잘치 진행 여부와 상관없이 올해도 회사의 가치 향상에 전념할 계획이다.
남 사장은 "대우조선해양은 국내 최대 그룹사와 경쟁을 하고 있기 때문에 더 노력해야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올해도 변함없이 열심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수주목표를 지난해보다 10% 많은 110억 달러로 잡았다. 또 친환경 선박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회사내 연구소를 위주로 한 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편 남 사장은 이날 열린 명명식의 주인공인 '파즈플로어'호에 대한 남다른 애정도 나타냈다.
남 사장은 "설계가 늦는 등 유난히 힘들었던 일들이 많았는데 이를 다 극복하고 기일을 앞당겨 보너스까지 챙겨주니 감회가 남다르다"며 "딸 시집 보낼때도 그렇지 않았는데 '파즈플로어'호를 내보낸다는 생각을 하니 딸 시집가는 날보다 더 착잡한 것 같다"고 소회했다.
파즈플로어호는 당초 계획이었던 26일보다 11일 앞당겨진 오는 15일 아프리카에 위치한 앙골라 해상유전지대로 출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