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경제보도는 중국 기업이 실패와 손실이라는 막대한 ‘수업료’를 대가로 치르고서야 치밀한 전략 없는 해외 M&A의 위험성을 배우게 됐다고 6일 보도했다.
신문은 앞으로 5년 간 해외 기업 M&A를 진행한 기업의 절반이 손실을 입게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유명 컨설팅 회사 액센츄어가 지난해 말 2008년 1월~2010년 6월까지 중국 기업의 해외 기업 M&A 사례를 통계로 집계한 결과 이 기간 해외M&A 120 건, 총 금액은 6000억 위안(약 100조 원)에 달했다.
중국 기업의 해외 기업 M&A는 건수와 금액 면에서 모두 기록적인 수준이지만, 합병 과정에서 적지 않은 문제를 노출 시켰다.
지나치게 공격적인 M&A 방식으로 경쟁자 및 주변 국가의 견제를 받기 일쑤였고, M&A에 성공했어도 큰 손실을 입는 경우가 많았던 것.
중국 서우강그룹(首鋼集團)은 호주 자원개발 대기업인 포테스큐 메탈그룹(FMG)의 지분 19.9%를 인수하려 했으나 호주 당국의 제지를 당했다.
차이나 인베스트먼트(中國投資有限責任公司)는 블랙스톤 그룹과 모건스탠리에 투자했지만 장부손실이 3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08년 4월 중궈핑안(中國平安) 보험은 벨기에 포티스 인수에 21억5000만 유로를 투자했으나 1년도 채 되지 않아 227억 위안의 손실을 입었다.
당시 핑안보험의 마밍저(馬明哲) 이사장은 “앞으로 우리회사는 해외 확장에 신중을 기할 것”이라며 실패를 인정해야 했다.
지리자동차는 세계 제2의 자동변속기 회사 DSI를 인수했지만, DSI은 파산상태였고 향후 성공적인 합병을 위한 피나는 노력이 뒤따르지 않을 경우 지리자동차는 위기를 맞을 공산이 크다.
전문가들은 중국 기업이 해외 확장과 기업 인수는 치밀한 전략, 합병기업과 피합병 기업간의 오랜 적응기 등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 신중히 진행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액센츄어의 미디어관리 책임자 정잉(鄭櫻)은 “중국 기업은 풍부한 자금을 바탕으로 해외 확장에 나서길 바란다. 그러나 많은 기업이 합병 후 손실을 입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문화차이 등 이유로 인해 합병대상 기업을 철저히 파악할 수 없다는 어려움이 있다”고 강조했다.
전세계적인 해외 기업 합병 사례를 분석해 보면 대략 50% 정도가 결국 실패로 평가받고 있다. 합병 실패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장기간의 통합조정기로 꼽힌다.
신문은 지난 2005년 IBM을 인수했던 중국의 레노버(聯想)가 인수 성공 후 2년이 지난 2007년도에야 양사의 통합작업을 시작할 수 있었고 현재까지도 통합을 위한 노력을 지속 중이라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현재 같은 추세라면 향후 3~5년 이내에 해외 기업 인수에 나선 중국 기업은 3000억 위안의 투자손실을 입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