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포커스] 김석동, 위기 때마다 국가경제 안전 지켜온 파수꾼

2011-01-07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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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공직은 안락의자가 아니라 가시방석이다.”

김석동 신임 금융위원장의 공직 생활을 이처럼 잘 드러내는 문구도 없을 듯 하다.

1993년 금융실명제 대책반장, 1995년 부동산실명제 총괄반장, 1997년 한보 대책반장 등 국가 경제에 적신호가 켜질 때마다 김석동 위원장은 선두에 서서 위기를 진화했다.

2003년 카드사태, 2005년 부동산 가격 폭등 때도 마찬가지였다.

‘잘하면 본전, 못하면 역적’이 되는 사안들이었지만 그는 국가가 부를 때마다 주저하지 않고 현장으로 달려갔다.

김 위원장을 묘사할 때 ‘대책반장’만큼 잘 알려진 별명이 ‘해결사’다. 그가 맡았던 사안 대부분이 긍정적인 결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이를 토대로 김 위원장은 초고속 승진을 거듭했다.

2005년 1급인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으로 승진할 때도, 5개월 만에 차관보로 자리를 옮길 때도, 이듬해 금융감독위원회 부위원장이 될 때도, 2007년 재정경제부 제1차관으로 선임됐을 때도 늘 선배 기수를 제쳤다.

골치가 아픈 현안일수록 진가를 발휘하는 김 위원장 특유의 경쟁력 때문이다.

존재감이 두드러졌던 김 위원장은 사무관 시절부터 이니셜인 ‘SD’로 불렸다. 공무원 중 이니셜로 불리는 이는 그리 많지 않다.

지난해 말 장관급 개각을 통해 금융정책을 총괄하는 금융위원장으로 복귀한 그는 취임 직후부터 특유의 카리스마를 분출하고 있다.

지난 3일 취임사에서는 “금융시장의 질서와 기강을 바로 세우겠다”고 공언했다. 5일 범 금융기관 신년 인사회에서는 “금융은 국민 경제에 미치는 파급력이 매우 크기 때문에 어느 분야보다 확고한 윤리의식과 책임감이 수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 2003년 카드사태 당시 관치 논란이 일자 “관(官)은 치(治)하기 위해 존재한다”는 발언으로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 의지를 천명했을 만큼 시장 장악력이 뛰어나다.

이 때문에 금융권 일각에서는 벌써부터 김 위원장이 ‘군기 잡기’에 나섰다며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그러나 그의 업무 스타일을 잘 아는 측근들은 이 같은 해석에 동의하지 않는다. 김 위원장이 위기 사안에 대한 선제적 대응을 중시하고 결정을 하면 과감하게 추진하는 편이지만 시장에 무리한 희생을 강요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전직 관료 출신의 한 금융회사 임원은 “올해 국내 금융권은 금융규제 개혁, 대형 금융회사의 인수합병(M&A) 및 민영화, 가계대출과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우려 등 굵직한 이슈들이 많다”며 “김 위원장은 국내 대표적인 ‘금융통’으로 누구보다 합리적이고 세밀하게 현안들을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관료는 언제나 나라의 현재를 지키는 초병이자 미래를 여는 첨병이 돼야 한다.

국내 금융시장에 산적한 난제들을 풀고 금융산업의 발전을 도모해야 할 중요한 시기에 김 위원장이 어떤 리더십과 지혜를 발휘할 지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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