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앞으로 10년이 중요하다 / 이영탁 세계미래포럼 이사장

2011-01-09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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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부>튼튼한 기초가 힘이다

2020년까지 앞으로 10년이 왜 중요한가.

많은 사람들이 2020년을 두고 여러 가지 전망과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미래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도 2020년이 큰 고비가 될 것이라는 데에 별 이견이 없는 것 같다.

앞으로 10년 밖에 남지 않은 2020년이 어째서 그렇게 중요한 고비가 되는지를 정리해 보자.

첫째, 인구 면에서 볼 때 우리나라 인구가 본격적으로 줄기 시작할 것이다. 지난 몇 년 동안 세계에서 가장 낮은 출산율을 지속한 결과 앞으로 2016년을 피크로 해서 노동력이 줄기 시작하고 2018년이 지나면 전체 인구가 줄어든다.

인구가 준다는 것은 여러 면에서 문제가 있다. 학생이 줄고, 노동력이 줄고, 구매력도 준다. 이렇게 되면 사회 전체의 활력이 떨어지기 십상이다. 이웃 일본의 일어버린 10년의 시작이 바로 그것이다.

둘째, 국제관계에서 미국과 중국의 주요 2개국(G2) 체제가 확고하게 자리잡을 것이다.

중국은 지난 30년간의 고도성장에 힘입어 2010년에 경제규모가 일본을 추월하였다. 중국이 지금처럼 무서운 속도로 커간다면 2030년 전후로 미국도 따라잡을 것이라고 한다.

따라서 2020년쯤 되면 이러한 전망에 대한 가능성 여부가 더욱 확실해질 것이다. 앞으로 우리는 미국과 중국의 경쟁과 갈등 사이에서 국익을 최대한 확보할 수 있도록 균형 잡힌 입장을 견지하는 슬기가 갈수록 필요해질 것이다.

셋째, 2020년을 전후로 남북의 통일 가능성이 엿보인다. 지난해 세계미래포럼이 남북관계 전문가 4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통일가능 시기에 대해 45.5%가 10년 내에, 그리고 50%가 20년 내로 대답하였다.

그러나 최근에 나타나고 있는 몇 가지를 감안할 때 통일 시기는 앞당겨지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 독일의 예에서 보듯이 통일 자체보다도 더 중요한 것은 통일 이후에 어떻게 하느냐 하는 것이다.

넷째, 과학기술의 발전 속도가 갈수록 빨라져 많은 사람들이 질병의 고통으로부터 해방될 것이다. 그동안의 과학기술 발전이 선형적(linear)이었다면 앞으로는 기하급수적(exponential)으로 된다. 머지않아 바이오테크, 줄기세포, 게놈을 통한 의학기술의 발달은 암, 당뇨 등 만성적 질병의 퇴치와 노화 억제, 신체 복원 등을 가능케 하여 인류에게 건강 장수를 선물할 것이다.

다섯째, 이제 곧 정보화사회가 끝나고 후기정보화사회, 드림소사이어티, 감성사회, 문화사회가 온다고 한다. 이 경우 암기위주의 교육으로는 미래의 창의적 인재를 길러낼 수 없다.

종이 책이 사라지고 적시 학습과 맞춤형 개별학습이 보편화될 것이다. 평생학습사회에서 오프라인 학습과 온라인학습이 통합적으로 이루어지는 유비쿼터스 교육체제가 그 실체를 드러내게 될 것이다.

여섯째, 인터넷과 휴대통신의 발달에 따라 국가 권력이 크게 약화될 것이다. 요즘 새로 등장한 소셜네트워크(SNS)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손쉽게 의견을 개진하고 빠르게 세력을 규합함으로써 각계로부터 나오는 다양한 목소리는 점점 더 세력이 커지고 있다. 이를 두고 권력이 국가로부터 개개인으로 급속하게 이동하게 된다고 한다.

일곱째, 과거 물질 중심의 사고나 생활 방식이 경제적 여유가 커지면서 정신적인 측면을 더욱 중시하게 될 것이다. 



요즘 사회적으로 강조되고 있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든가 공정 무역, 윤리적 시장 등도 장차 물질적 측면보다 정신적 측면의 우위를 예고하고 있다. 사회적 지도층이나 기득권자를 대상으로 하는 소위 노블레스 오블리주의 실천이 강조되고 있는 것도 마찬가지이다.

이처럼 많은 변화가 예상되는 2020년 전후가 이제 10년 밖에 남지 않았다. 앞으로 10년 동안 우리가 어떤 준비를 하느냐에 따라 2020년의 우리 모습은 엄청나게 달라질 것이다.

첫째, 미래전략을 전담하는 정부기구의 설치를 제안한다. 여기서 제안하는 미래전략은 10년 이상의 장기 전략이다. 미래사회의 흐름과 방향을 제시하고 우리 사회 각 분야의 나아갈 바를 모색하기 위함이다.

둘째, 기업은 물론이고 정부도 감성경영을 실천해야 한다. 그동안 우리는 이성적이고 논리적이며 기능적인 면을 중시하는 소위 좌뇌 중심의 사고와 관행에 젖어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감성적이고 직관적이며 큰 그림을 보는 우뇌적 사고가 없이는 일을 제대로 할 수가 없게 되었다. 따라서 따뜻한 가슴, 즉 감성적 접근이 필요한 때이다.

셋째, 집단지성을 모아 활용하도록 하자. 이제 정부든 기업이든 의사결정방식의 근본적 쇄신이 필요하다. 위키노믹스는 인터넷 시대의 일하는 방식을 말하는데 여러 사람의 협업이 곧 그것이다. 이제 정부나 기업에서 큰 일을 시작할 때 몇몇 소수가 모여 배타적으로 결정하는 일은 사라져야 한다.

넷째, 지구촌 시대 맞이 준비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세계화의 진전과 수송 및 통신의 발달, 특히 최근의 인터넷 발달은 지구촌 시대의 전개를 급속하게 앞당기고 있다.

지구촌 시대에 우리가 할 일은 너무도 많다. 예를 들어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사이에서의 가교역할이 그것이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한국은 이미 선진국이지만 미래 준비가 너무 소홀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동안 우리는 과거 지향적 관행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현실 안주에 시간을 보내는 바람에 미래와 가까이 지내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미래는 준비하는 자의 것이다. 각자가 하루하루를 성실하게 살아가는 개인으로서, 기업 경영에 몰두하는 기업가로서, 또는 국가경영에 여념이 없는 공직자로서, 과거나 현재보다 미래와 가까워지도록 해야겠다.

그것은 곧 미래의 승자가 되는 가장 확실한 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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