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성우 기자) 정상영 케이씨씨(KCC)그룹 명예회장 차남인 정몽익 사장도 장남·삼남에 이어 계열사로부터 첫 내부거래 실적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정 사장이 주요주주인 코리아오토글라스는 작년 처음으로 계열사에 20억원 이상 상품·용역을 매도했다.
이에 비해 장남 정몽진 KCC그룹 회장과 삼남 정몽열 KCC건설 사장이 주요주주인 고려시리카와 KCC건설은 예년부터 많게는 수천억원대 매출을 계열사로부터 올리고 있다.
2일 공정거래위원회·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코리아오토글라스는 작년 6월 29일부터 12월 30일까지 반년에 걸쳐 KCC그룹 지배회사인 KCC로부터 매출 21억6500만원을 올렸다.
코리아오토글라스가 2000년 설립이래 공정위에 첫 신고한 내부거래다.
KCC와 일본 아사이글라스가 각가 40%씩 출자한 코리아오토글라스는 정목익 사장도 20% 지분을 가지고 있다.
특수유리제조업체 코리아오토글라스가 작년 KCC로부터 올린 세부 매출내역은 전달 14억1300만원과 9월 4억5200만원, 6월 3억원으로 집계됐다.
코리아오토글라스는 작년 5월 제출한 대규모기업집단현황까지는 내부거래 실적이 전혀 없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해외자본이 참여한 합자회사를 보면 외국인투자촉진법상 혜택이 줄어드는 설립 10년을 전후로 협력관계를 청산하는 게 보통"이라며 "정 사장이 최대주주로 올라선다면 계열사 매출을 본격 확대할 공산도 크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정 사장이 코리아오토글라스 지분을 인수할 당시 시세보다 200억원 이상 싸게 샀다는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코리아오토글라스는 작년 매출 2376억1800만원과 영업이익 219억9200만원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222억8300만원에 달했다.
KCC그룹 관계자는 "정 사장 소유 회사가 내부거래를 늘리는 구체적인 배경에 대해서는 아는 바 없다"고 말했다.
정 명예회장 장남 정몽진 회장과 삼남 정몽열 사장은 차남보다 앞서 더욱 큰 규모로 내부거래를 해 왔다.
정 사장이 주요주주인 KCC건설은 2009 회계연도 한 해만 6140억9700만원 규모 매출을 KCC와 케이에이엠(KAM), 고려시리카를 포함한 6개 계열사로부터 올렸다.
이는 이 회사 전체 매출 1조5289억원 대비 40% 이상에 달하는 규모다.
정 회장이 주요주주로 있는 고려시리카도 같은 기간 매출 277억4100만원을 KCC로부터 올렸다. 전체 매출 320억6900만원 가운데 86% 이상을 계열사로부터 올린 것이다.
KCC그룹 10개 계열사는 2009년 매출 4조4919억5400만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내부거래 비중은 16.79%인 7544억3100만원에 달했다.
KCC그룹에서 내부거래로 매출을 올리는 회사는 정 명예회장 세 아들이 주요주주로 있는 고려시리카·코리아오토글라스·KCC건설 3개사뿐이다.
3개사 매출에 대한 기여도가 가장 높은 회사는 KCC로 45%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KCC는 코스피50에 속하는 대형주다.
코스피가 작년 한 해 21.88% 상승한 데 비해 KCC 주가는 6.19% 오르는 데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