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재영 기자)그동안 부진했던 정유사의 아로마틱 사업이 최근 제품 가격 강세로 다시 ‘효자’ 사업으로 부활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면화 강세로 BTX(벤젠, 톨루엔, 자일렌) 및 PX(파라자일렌) 등 아로마틱(방향족)제품 가격이 상승하면서, 상반기 부진했던 정유사의 아로마틱 사업이 실적을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 면화 가격이 초강세를 지속하면서 대체재인 화학섬유 가격이 오르고 있는 가운데 그 원료가 되는 아로마틱제품 가격도 급등하고 있다. 지난 9월부터 10월까지 BTX 가격은 t당 80~90달러 정도 뛰었다. 특히 화학섬유의 주요 원재료인 PX 가격은 무려 180달러 가까이 폭등했다.
이에 따라 정유사들은 아로마틱 사업에 힘입어 올 4분기 화학사업부문 실적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정유사 개별적으로는 현대오일뱅크를 제외하고 나머지 정유사가 골고루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SK에너지는 아로마틱제품 생산량이 BTX가 연간 370만톤, PX가 75만톤으로 총 445만톤의 생산능력을 확보하고 있다. 또한 GS칼텍스는 BTX와 PX가 각각 160만톤, 120만톤으로 연간 총 280만톤의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전체 생산능력은 GS칼텍스가 조금 뒤처지지만 PX 생산량이 많기 때문에 오히려 최근 시황에 보다 유리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BTX도 화학섬유와 연관성이 높지만 PX가 보다 밀접한 만큼 가격이 더 크게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관점에서 보면 S-OIL도 두 정유사 못지 않게 실적 상승을 기대해 볼 수 있다. S-OIL의 생산능력은 BTX가 연간 30만톤으로 두 정유사에 비해 규모가 작지만, PX는 70만톤에 달한다. 특히 현재 아로마틱 설비 증설 프로그램이 진행 중으로, 내년 상반기가 되면 BTX와 PX 각각 58만톤과 160만톤으로 생산능력이 확대될 전망이다. PX만 보면 국내 1위가 된다.
반면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2월 계열사인 HC페트로켐에 아로마틱 설비를 매각함에 따라 직접적인 사업 연관성이 떨어진다.
한편 면화 강세로 인한 아로마틱 수혜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 면화 재고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최대 생산지인 중국과 인도 등의 작황 부진으로 수급 불안정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