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이 큰 폭의 예금 증가에도 지급준비예치금을 대폭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들 은행이 지준금을 최소화하는 대신 운용 자금을 늘려 수익 개선에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4일 한국은행과 금융감독원, 은행권 등에 따르면 국민은행의 지준금은 6월 말 현재 4조1065억원으로 지난해 말의 5조5971억원보다 26.63%(1조4906억원) 감소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지난 2008년 12월 말의 3조9066억원 이후 1년 반 만에 최저치다.
하나은행도 같은 기간 1조8963억원에서 8821억원으로 절반 이상 축소됐다. 지난 2009년 3월 말의 3161억원 이후 1년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
지준금이란 예금은행이 일정 비율의 예금을 한은에 예금하는 제도로, 한은의 주요 통화량 조절 수단 중 하나다.
예금 종별로 정기예금과 정기적금·상호부금·주택부금·양도성예금증서(CD)는 2.0%를, 기타예금은 7.0%를 지준금으로 적립해야한다. 때문에 은행 예금이 늘면 지준금도 자연히 증가하게 된다.
국민은행은 2분기에만 정기예금과 정기적금, CD로 1조원 가량의 돈을 신규 예수했다. 하나은행도 같은 기간 2조2502억원의 예금이 순증했다.
이들 은행이 예금 증가에도 지준금을 줄인 것은 수익 악화를 막기 위해 지준금을 줄여 대출 등 투자자금을 늘렸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지준금에는 이자가 붙지 않기 때문에 은행 입장에서는 지준금을 많이 쌓을수록 손해다.
한은 관계자는 "은행이 예금을 유치하면 예금종목에 따라 지준금을 맡겨야 한다"며 "은행이 지준금을 줄였다면 운용 자금을 늘리기 위한 조치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하나은행 관계자는 "지준금은 반월(半月) 기준으로 적수 개념으로 산정하기 때문에 말잔으로는 지준금 증감 추세를 정확히 설명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민·하나은행의 지준금은 절대치에서 여타 은행과 큰 차이가 난다.
6월 말 기준 우리은행의 지준금은 8조4204억원으로 올 상반기에만 4조5866억원이 늘었다. 신한은행도 같은 기간 3조45억원 증가한 9조1773억원을 기록했으며, 외환은행은 2조1286억원 확대된 3조5495억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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