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비투자규모,상반기 명목 GDP 대비 투자비율 1970년 이후 최저
-상반기 상품수지흑자 266억달러, 30개 OECD 회원국 중 2번째
경기침체에 따라 자본재 수입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설비투자는 급격히 줄었지만 상품수지 흑자규모는 사상 처음으로 일본을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상반기 한국의 상품수지 흑자는 266억달러로 30개 OECD 회원국 중 독일(719억달러)에 이어 두번째로 많았다.
일본은 91억달러로 7위에 머물렀다. 연도별로 양국의 상품수지 흑자는 1995년 한국 -44억달러, 일본 1312억달러, 2000년 한국 170억달러, 일본 1165억달러, 2005년 한국 327억달러, 일본 950억달러, 2008년 한국 60억달러, 일본 376억달러 등 비교대상이 될 수 없을 정도로 큰 차이가 났다.
전문가들은 경제위기 이후 달러 대비 엔화의 환율이 내려가고 원화의 환율이 상승하면서 가격경쟁력이 향상된 것이 상품수지 추월의 요인이 됐다고 보고 있다.
미국은 -2395억 달러로 상품수지 적자폭이 가장 컸으며, 영국(-606억달러), 프랑스(-330억달러), 스페인(-299억달러), 그리스(-206억달러) 등도 대규모 적자국에 속했다.
한편 상품수지와 서비스수지, 소득수지, 경상이전수지를 합친 경상수지의 경우 독일이 584억달러 흑자로 1위를 차지했고, 일본과 노르웨이가 580억달러, 280억달러로 각각 2, 3위에 올랐다. 한국은 234억 달러 흑자로 4위를 기록했다.
이처럼 상품수지 흑자규모는 갈수록 확대되고 있으나 투자는 아직도 부진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른바 '불황형 흑자'인 셈이다.
지난 상반기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499조5176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의 501조4952억원보다 0.4% 줄어드는데 그쳤다. 반면 명목 설비투자액은 46조6456억원에서 43조8114억원으로 6.1% 줄었다. 이 감소폭은 상반기 기준으로는 2001년(-7.6%) 이후 최고다.
명목 GDP 대비 투자의 비율은 지난 상반기에 8.8%로 작년 같은 기간의 9.3%보다 0.5%포인트가 떨어졌다. 이 비율은 관련 통계가 나오기 시작한 지난 1970년 이후 가장 낮다.
GDP대비 설비투자액의 비율은 ▲1970년 9.1% ▲1980년 15.7% ▲1990년 14.9% ▲2000년 13.9% ▲2003년 10.0% ▲2004년 9.7% ▲2005.2006년 각 9.3% ▲2007년 9.6% 등이었다.
설비투자는 경기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제거되지 않는다면 올해 중에는 크게 늘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3분기에도 설비투자의 부진은 별다른 개선이 없는 상황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계절조정 설비투자지수(2005년=100)는 7월 95.3, 8월 98.0으로 2분기의 평균인 99.7보다 별로 나아진 것이 없다.
3분기 실질 GDP는 전분기보다 2.5% 안팎 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3분기중 GDP대비 설비투자의 비율은 2분기보다 악화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
다만 임 팀장은 "국내 경기가 회복세를 보임에 따라 내년에는 기업들의 설비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상품수지 확대는 일시적인 현상에 머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한규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전세계 실물경제 침체에도 원화약세나 상품경쟁력 강화로 인해서 침체폭이 작았다는 측면이 상반기 상품수지 흑자폭이 일본을 추월했다는 원인으로 작용할수 있었다"면서도 "그 자체가 장기적인 안목에서 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아주경제= 김선환·김유경 기자 sh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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