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인플루엔자 공포 수위가 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전국에 걸쳐 행사 일정이 취소되는가 하면, 신종플루 대응체계도 '경계 2단계'로 격상됐다.
일일 유동인구가 약 35만명으로 알려진 여의도에도 신종플루 경보가 내렸다. 얼마 전 여의도 소재 증권사 직원이 신종플루로 확진됐다는 소문이 메신저를 타고 돌면서 두 증권사가 차례로 물망에 오르며 진위 여부를 두고 공방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후, 한국거래소는 100여명이 넘는 모든 상주 기자에게 마스크를 제공하고 열감지기 및 체온계, 세정제를 서둘러 비치하는 등 여의도 증권가도 신종플루 예방에 팔을 걷었다.
그러나 여의도에 드리워진 신종플루 공포는 이 뿐만이 아니다. 증시에서 신종플루 관련 종목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연일 무섭게 치솟고 있는 그들의 주가 또한 '공포' 대상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신종플루 테마주는 백신을 직접 생산하거나 제공하는 업체로 한정 됐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세정제, 마스크 등 제조업체가 포함되더니, 급기야 외출 감소에 홈쇼핑 관련주가 수혜를 입을 전망이라며 신종플루 수혜주로 새롭게 편입됐다. 신종플루와 조금이라도 연관시킬 수 있으면 테마로 묶여 시세가 분출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7월 디도스 관련주가 급등세를 탔을 때 일이다. 평소 친분 있게 지내던 한 업체 마케팅 직원이 다급하게 전화를 걸어왔다. 회사가 디도스 관련 수혜주로 묶여 주가가 급등세를 보이고 있어 당황스럽다는 거였다. 디도스와 직접 관련된 사업을 하는 것도 아닌데 어째서 수혜주로 묶인 건지 모르겠다며 의아해했다. 그는 테마가 끝나면 주가는 분명히 급락할텐데 그 때 투자자들에게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 걱정이라고 털어놨다.
이슈가 장기화되면 투자 기대가 커지면서 검증되지 않은 종목들이 무작위 편입되기 마련이다. 신종플루 테마도 그 과정을 답습하고 있는 단계다. 언젠가 거품은 꺼지기 마련이다.
아주경제= 문진영 기자 agni2012@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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