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아파트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단기 급등에 대한 부담에다 여름철 비수기까지 겹치면서 매수세가 수그러들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서울시가 재건축 아파트 소형평형 20% 건립 의무 비율을 그대로 유지키로 하면서 재건축 투자 수요가 위축된 것도 한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미니 버블' 우려까지 제기됐던 강남권 아파트 상승세는 일단 주춤거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부동산 정보업체 스피드뱅크 조사에서도 지난 한 주간 매매가 변동률은 강남구 0.33%를 비롯해 서초구 0.30%, 송파구 0.04% 등 상승률이 뚜렷하게 낮아졌다.
강남구 개포동 행운공인중개사 관계자는 "강남 재건축 시장은 약보합세를 보이고 있다"며 "최근 은행권 대출규제 강화 움직임이 나타나면서 분위기는 더욱 가라앉았다"고 말했다.
김은경 스피드뱅크 팀장은 "시기적으로 비수기에다 규제 완화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져 상승폭이 줄었다"며 "재건축 소형평형 20% 의무 비율도 수익성에 직격되는 문제라 최근 급등하던 분위기는 진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 다시 빼든 칼에 상승세 주춤
강남권 아파트 4채 중 1채는 이미 지난 2006년 말 기록했던 최고가에 근접했거나 일부는 이를 웃돌고 있다. 또 이같은 상승세가 주변 지역으로 확산되며 소위 '버블세븐' 지역의 부동산 가격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때문에 정부는 최근 서울시가 추진하던 재건축 연한 기간 단축 계획을 백지화시켰다. 자칫하다단 재건축 상승세에 기름만 붓는 겪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앞서 주택담보인정비율(LTV)도 기존 60%에서 50%로 10%포인트 축소했다.
시장은 살려야겠지만 그렇다고 집값 폭등도 방치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시장에 대한 정부의 구두 경고도 계속되고 있다. 집값이 이상 징후를 보일 경우 추가 규제도 계속해서 내놓겠다는 것이다.
일단 시장은 소강 국면을 보이고 있다. 거래가 급감하면서 호가 상승도 멈췄다. 물론 시기적으로 여름철 비수기라는 점과 짧은 시간에 급등한 가격에 대한 부담이 작용했다는 분석이지만 정부의 규제가 더 크게 작용했다는 지적이다.
◆가격 급락 현상은 없을 듯
하지만 강남권 진입을 원하는 수요층이 두터워 가격 급락을 우려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빠르게 오른 가격을 시장이 소화화는데 약간의 시간이 걸리는 것일 뿐 재건축을 중심으로 한 강남권 아파트 상승세는 계속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이다.
강남구 대치동 연세공인중개사 관계자는 "중층 재건축 단지들이 소형평형 20% 건립 의무화로 영향을 받는 반면 저층 재건축 단지는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다"며 "중층 재건축 단지에 몰렸던 투자수요가 오히려 저층 재건축 단지로 이동할 가능성도 있어 저층 단지들이 반사이익을 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까지 가격이 너무 많이 올라서 잠시 조정을 받는 것"이라며 "가격이란 것이 한번에 수직상승하는 것이 아니라 어느 정도 오르면 잠시 쉬어가는 것인 만큼 상승세가 다시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공재걸 부동산써브 연구원도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수익성이 조금 떨어지다보니 주춤하는 것 같다"며 "강남권에 대한 수요가 워낙 강해 상승세는 이어가겠지만 급격하게 오르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xixilif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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