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가 저점보다 100% 넘게 올랐으나 원유펀드는 30~40% 수익을 내는 데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근월물은 12일 현재 72.04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올해 저점인 2월 12일 33.98 달러보다 무려 112.0% 뛴 것이다.
이에 비해 국내 원유펀드는 29.67%~42.05% 수익률에 머물고 있다. 유가 상승률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이다.
올해 2월 설정된 '삼성WTI원유특별자산투자신탁 1[WTI원유-파생형](A)'은 이달 12일 현재 42.05% 수익률을 나타내고 있다.
4월에 선보인 '한국투자WTI원유특별자산자투자신탁 1(원유-파생형)(A)'은 29.67%에 그쳤다.
WTI 상승률을 못 따라가는 이유는 원유펀드가 원유에 직접 투자하지 않고 원유를 기초로 한 파생상품에 투자한 뒤 나머지 자산을 채권에 투자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파생상품 만기일과 최종거래일이 1개월 이상 차이 나기 때문에 월물별 선물교체에 따른 손익인 '롤링'효과도 고려해야 한다.
시황에 따라 현물 가격이 올라도 펀드 수익률은 떨어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오성진 현대증권 웰스메니지먼트센터장은 "만기일 롤오버를 하면서 WTI 선물 7월물을 8월물로 교체해야 한다"며 "7월물이 72 달러고 8월물이 74 달러인 콘탱고 상태라면 배럴당 2 달러 만큼 손해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오 센터장은 "반대로 백워데이션 상태면 이익을 볼 수도 있다"며 "WTI를 정확히 따라가며 수익을 내도록 펀드를 만들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같은 수익을 내려면 해외 헤지펀드처럼 배를 빌려 석유를 직접 비축해 놓는 방법을 써야 한다는 것이다.
김용훈 기자 adoni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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