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화재 소속 보험설계사 가운데 전문성이 부족한 경력 1년 미만의 신입 설계사 비중이 절반에 육박해 불완전 판매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생명보험사 중에는 미래에셋생명의 1년 미만 설계사 비중이 가장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에서는 해당 보험사가 신입 설계사들의 인맥을 활용해 계약 건수를 늘린 후 다시 새로운 설계사들을 채용하는 이른바 '설계사 돌려막기'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2007 회계연도(2007년 4월~2008년 3월) 기준 메리츠화재 소속 설계사 7940명 중 3734명(47%)의 근무 기간이 1년 미만이었다. 이 가운데 3개월 미만 설계사 비중은 22.7%에 달했다.
흥국화재는 1년 미만 설계사 비중이 55.1%로 손보사 가운데 가장 높았고 3개월 미만 설계사 비중은 20.4%였다.
반면 삼성화재의 1년 미만 설계사 비중은 20.6%에 불과했으며 동부화재(31.8%)와 제일화재(32.1%), 현대해상(34.0%) 등도 비교적 낮은 수준을 유지했다.
생보업계의 경우 미래에셋생명이 56.3%로 가장 높았다. 3개월 미만 설계사 비중은 15% 수준이었다. 금호생명은 1년 미만 설계사 비중이 51.0%로 미래에셋생명의 뒤를 이었다.
삼성생명은 24.7%로 업계 최저 수준을 보였으며 교보생명(31.2%)과 대한생명(36.5%)도 양호한 수준이었다. 신한생명(42.8%)과 동양생명(44.8%), 흥국생명(44.9%) 등은 40%대를 기록했다.
특히 메리츠화재와 미래에셋생명의 경우 5년 이상 설계사 비중이 각각 13.0%와 6.5%에 불과해 경험이 풍부한 장기 근속자에 대한 처우가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기욱 보험소비자연맹 정책개발팀장은 "보험 영업의 80% 이상이 설계사에 의한 대면 판매로 이뤄지고 있다"며 "전문성이 부족한 설계사 비중이 높을수록 영업의 질이 떨어져 불완전 판매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 팀장은 "신입 설계사들은 영업 초기에 인맥을 활용해 계약 건수를 늘리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실적 압박에 시달리게 된다"며 "이들에 대한 체계적인 교육과 관리 없이 신규 채용을 통해 실적을 유지하는 보험사들이 있다"고 말했다.
생보협회 관계자는 "근무 기간 1년 미만인 설계사들은 경험이 많고 관련 지식이 풍부한 설계사보다 여러 부분에서 미흡할 것"이라며 "근무 기간이 짧은 설계사들이 많은 조직일수록 민원 발생률이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설계사들의 근속 기간을 늘리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며 이를 통해 조직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메리츠화재 관계자는 "장기 근속자의 전문성이 높다는 가설은 검증해 볼 필요가 있다"며 "메리츠화재의 경우 지난 2005년 사명을 바꾸면서 젊은 설계사들로 물갈이를 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반박했다.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