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그룹 재무악화ㆍ현금치중 악순환 심화

2009-03-05 12:18
  • 글자크기 설정

부채비율 2003년 이후 5년만에 100% 상회
유동성 위기 대비 현금성자산 31.9% 증가

경기불황이 장기화되면서 10대그룹이 재무건전성 악화와 현금성자산 치중이란 악순환을 되풀이하고 있다.

5년만에 부채비율이 100%를 넘어서며 재무건전성에 적신호가 켜진 10대그룹은 은행차입과 회사채발행을 통해 현금을 확보하는 데 여념이 없다.

10대그룹은 작년 한해 동안 현금성자산을 40조원에서 53조원으로 30% 넘게 늘리며 언제 닥칠 지 모를 유동성 위기를 대비하고 있다.

◆부채 5년만에 100% 상회=5일 재계정보업체인 재벌닷컴에 따르면 10대그룹인 삼성 현대차 현대중공업 LG SK 금호아시아나 GS 한화 롯데 한진에 속한 상장 계열사(금융계열사 제외)는 작년 말 부채비율이 평균 101.9%를 기록했다.

이는 2007년 말 84.3%에 비해 17.6%포인트 높아진 것이며 100%를 넘어선 것은 2003년 말 118.2% 이후 5년만에 처음이다.

10대그룹에 속한 계열사는 1997년 외환위기 당시 부채비율이 300%를 넘었으나 이후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지속적으로 낮아져 2004년 말 97.5%까지 떨어졌다.

부채비율이 가장 높은 그룹은 현대중공업으로 무려 314.2%에 달했다. 하지만 이는 선박건조에 앞서 받은 선수금을 부채로 잡았기 때문이며 재무건전성에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닌 것으로 증권업계는 평가하고 있다.

한진그룹은 작년 말 부채비율이 278.7%로 전년에 비해 87.9%포인트 높아졌으며 한화그룹도 20%포인트 늘어난 165.5%에 달했다.

삼성그룹도 2007년 말 59.1%였던 부채비율이 작년 말 77.7%로 높아졌다.

이에 비해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작년 말 부채비율이 169.1%로 전년에 비해 12.4%포인트 낮아졌다.

◆현금성자산 확보 총력=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유동성에 위협을 느낀 10대그룹이 현금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10대그룹은 작년 말 현금성자산이 52조9000억원으로 2007년 말 40조1000억원에 비해 31.9%(12조8000억원) 늘었다.

현금성자산은 기업이 보유한 현금과 만기 3개월 미만인 단기금융상품을 말한다.

작년 말 유동성 위기설이 불거진 그룹을 중심으로 현금확보가 두드러지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2007년 말 1조3000억원이었던 현금성자산을 작년 말 3조9000억원으로 늘렸다. 부채비율이 금호아시아나와 비슷한 한화그룹도 1년새 현금성 자산을 2조원 넘게 늘렸다. 부채비율이 118.8%로 10대그룹 평균을 넘어선 SK도 1년새 현금성자산을 3조원 늘려 작년 말 5조6000억원에 달했다.

이영곤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10대그룹이 현금 확보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며 "이 때문에 작년 하반기부터 회사채발행과 은행차입이 급격히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10대그룹은 경기회복이 가시화되기 전까지 재무구조 악화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로 인해 현금을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서혜승 기자 harona@ajnews.co.kr
<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
언어선택
  •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베트남어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