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가계의 금융부채가 늘어나자 소비위축에 따른 실물경제 하락이 우려된다며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5일 한은(韓銀)의 ‘자금순환통계’를 분석한 ‘가계부채 증가가 소비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국내 가계의 금융부채가 2005년 이후 2008년(3분기)까지 연평균 11%의 높은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며 “가계부채 증가가 소비위축 등 실물경제에 끼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소득계층별, 가계재무구조별로 채무상환 능력을 제고시킬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보고서는 가계의 재무건전성을 나타내는 금융자산대비 금융부채비율이 2008년 3분기 현재 46.5%로 전년(43.3%)보다 상승한 것은 주가하락으로 금융자산 평가손실이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가계의 부채상환능력을 나타내는 가처분소득 대비 금융부채 비율 역시 작년 3분기 149%를 기록했다. 신용카드 부실사태가 심각했던 2003년(129%) 이후 최근까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가계부채 문제가 개선되지 않고 있었다.
상의는 가계부채 증가와 금융자산 축적 미흡은 소비와 같은 실물경제에 지속적인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돈이 없는 상황에서 부채가 늘면 이자를 내는 등 비소비지출이 확대되기 때문에 소비지출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것이다.
한편 보고서는 “국민은행의 ‘주택금융수요실태조사(2008)’를 분석한 결과 작년 기준 연소득 2000만원 미만인 1분위 계층 중 부채가 소득대비 5배를 넘는 고위험 가구가 40.2%에 달한다”며 가계부채 문제가 저소득계층에서 심각한 만큼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소득계층별로는 저소득층은 실업대책과 금융자산형성 지원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중간소득층은 부동산이 부채의 주된 요인인 만큼 금리 인하 등 원리금 상환부담을 줄여주고, 부동산시장을 정상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소득층은 내년으로 유예된 근로소득세 최고세율 인하 시행, 개별소비세 인하 등 소비유인책 확대를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경기침체로 가계가 자산가치 감소와 부채 증가의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며 “가계부채 악화가 소비위축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세분화된 대책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훈기 기자 bom@aj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