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위기는 없다'는 게 GM대우의 공식 설명이지만 자금지원에 난항이 예상돼, 쌍용차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 ||
4월 위기설’에 휩싸인 GM대우의 유동성 위기는 산업은행에 1조원의 긴급 자금을 지원해 줄 것을 요청한 것이 발단이 됐다. 그러나 파산 직전에 몰린 미국 GM 본사의 영향이 더 크다. 생산 물량의 95% 이상을 수출하는 GM대우가 GM의 영향권 아래임은 불문가지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금융ㆍ증권업계에서는 모회사인 GM이 재정적 어려움에 몰린 데다 수출대금을 제때 갚지 않아 GM대우가 동반 부실화한 것으로 보고 있다.
GM이 지난달 26일(현지시각) 발표한 실적에 따르면 작년 4분기에만 96억 달러(약 14조4000억원)의 손실을 입었다. 작년 전체로 치면 손실 규모는 309억 달러에 달한다. 매일 발생하는 손실 규모는 8470만 달러(약 1270억원), 시간당 350만 달러에 이른다.
전 세계 시장점유율 12.4%를 기록한 미국 1위의 자동차 그룹이라는 이름이 물색할 정도로, GM이 얼마나 위급한 상황에 직면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특히 GM유럽 역시 유럽국가 정부의 지원이 없을 경우 이르면 4월 자금 고갈로 파산할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한편 칼자루를 쥔 미국 정부는 GM의 자금 상황과 자구 계획안을 종합적으로 판단, 이달 말까지 추가 지원을 할 것인지 또는 파산보호 신청을 유도할지 최종 결정한다.
만약 GM의 생존이 의미 없다는 쪽으로 결론을 내릴 경우 GM에게 남은 선택권은 정부의 주도 아래 파산으로 향하는 것 밖에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GM이 밝힌 대로라면 이달 20억 달러의 추가 지원을 받지 못하면 현금이 고갈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계속되는 자금 지원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커지고 있다. 단지 GM의 생명줄을 연장해주는 것에 불과할 뿐이라는 것이다. GM대우의 운명도 GM이 추가 자금지원을 받을 수 있을지 여부에 따라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는 부정적 전망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 자금지원 여부에 느낌표 보다 물음표를 다는 전문가들이 많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GM대우가 GM으로부터 수출대금을 결제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본사가 생사기로에 놓인 불투명한 상황에서 GM대우도 안심하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하지만 GM대우 측은 수출대금을 제때 받고 있다며 이 같은 우려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4일 “자금 회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단기적으로 회사운영에 문제가 없다. 신차개발 자금 확보를 위해 자금을 요청한 것”이라며 유동성 위기에 대해 강력히 부인했다.
변해정 기자 hjpyu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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