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40나노급 D램 공정 개발에 성공하면서 한국 반도체 산업에 ‘청신호’가 켜졌다.
국내 D램 반도체 업계는 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 수준에 머물러있던 D램 기술을 나노미터(㎚=10억분의 1m) 단위로 끌어올리며 기술경쟁력을 과시해 왔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비슷한 시기에 60나노급, 50나노급 제품 개발에 성공하며 D램 시장을 선도, 지난해(3분기 기준) 각각 30.1%, 19.1%의 시장점유율을 확보, 전세계 D램 반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의 기술 경쟁은 2년 후까지 이어져 2011년에는 20나노 D램 개발에 성공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 미세한 수준의 공정 개발은 가능하겠지만, 개발비용 등의 문제로 20나노 이하 공정 개발은 이뤄지지 않을 전망이다.
또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재체 개발한 반도체장비를 보유하지 않은 이상 후발업체들 역시 시기상의 문제일 뿐 20나노 공정 양산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D램 개발 그 이후 상황에 따라 국내 반도체 업계의 지속성장 여부가 결정된다.
현재 메모리반도체는 D램과 플래시 메모리로 대표된다. 그러나 이들 제품은 각각 장점과 단점을 모두 갖추고 있는 만큼 이들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단점을 최소화 한 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기술을 선도하는 기업이 향후 5~10년 후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좌우할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도 이러한 상황에 알맞게 지난해 9월부터 차세대 메모리 개발을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 정부에 따르면 양사는 수직자기형 비휘발성 메모리(STT-MRAM)의 공동개발에 나섰다. STT-MRAM은 2012년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예측되는 테라비트(Tb)급 메모리로 1만2500년분의 신문기사와 1250편의 DVD 영화를 저장할 수 있다.
전원이 꺼져도 자료가 저장되는 방식을 갖추고 있으면서 플래시메모리보다 1000배 이상 빠른 속도를 내는 ‘P램(상변화메모리)’에 대한 국내 기업들의 개발 러시도 진행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05년 세계최초로 P램 기술 개발에 성공, P램 등 메모리 신기술을 주도해 왔다. 하이닉스반도체 역시 올해 말까지 50나노급 공정 512Mb P램 제품 개발을 마친다는 계획이다.
다만 지난달 스위스 반도체 기업인 뉴모닉스가 세계 최초로 P램 양산에 성공, 양산 경쟁에서 한발 뒤처졌다. 뉴모닉스는 내년 45나노 공정을 도입, 국내 메모리 반도체 기업과의 격차를 더욱 벌이겠다는 심산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P램 양산에 필요한 기술을 이미 갖추고 있지만 수요와 가격, 수율 등을 고려해 양산 시기를 미루어 왔을 것”이라며 “다만 최근 어려운 환경으로 인해 차세대 기술 선도 고삐를 느슨히 할 경우 해외 경쟁사들의 반격으로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D램 시장 승리의 열매를 취하자마자 다음 세대 경쟁에서 도태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하늘 기자 ehn@aj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