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노조 "매각 진행 첫단계부터 잘못됐다"

2009-02-14 0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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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포기했다는 소식에 대우조선 노조측이 일단 안도감을 표시했다.

산업은행이 22일 오후 한화의 대우조선 인수 실패를 선언한 것에 대해 대우조선 노조측은 "매각 진행 첫단계부터 잘못된 것이기 때문에 이러한 결과는 당연한 것"이라고 밝혔다.

대우조선노조 관계자는 "이번 매각 절차는 원칙과 합리가 배재된 채 진행되어 왔다"면서 "이러한 잘못된 매각 절차가 무산될 것을 미리 예견했다"고 밝혔다.

그는 "맨 처음 골드만삭스를 매각 주간사로 선정했다가 변경하고 포스코-GS 컨소시엄 결렬 등 매각 과정에서 수많은 문제가 발생했다"면서 "이같은 과정들은 오히려 시간만 낭비했을 뿐 아니라 내부혼란을 가져왔다"라고 말했다. 

이어 자금 동원능력이 부족한 한화가 차입금을 통해 대우조선을 인수하려고 했던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노조 관계자는 "산은이 인수기업의 재무건전성이나 자금조달방안을 고려하지 않은 채 가격 위주로 우선협상 대상자를 결정한 것부터가 문제"라면서 "산업은행이 국책금융기관으로써의 역할보다는 매도자의 입장만으로 이번 절차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이어 관계자는 "한화가 자금상황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이번 인수를 포기한 것도 문제"라면서 "자금확보도 되지 않은 채 인수를 추진했다는 사실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는 대우조선 인수에 대한 건실한 기업의 참여와 올바른 매각 절차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면서 "향후 재 매각에 들어가게 되면 구성원들의 의견이 제대로 반영되도록 노조가 적극적으로 개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MOU체결 무산으로 대우조선 역시 대내외적 문제점에 직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는 "산은이 주도적으로 진행한 지분매각 작업에 차질이 생기면서 지난해 마무리됐어야 할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라면서 "또한 생산일정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해외 수주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또한 노조 관계자는 "지분 매각 작업이 지지부진하면서 대우조선측이 받은 정신적 피해가 매우 컸다"며 "조직개편으로 인해 사업이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직원들이 고용불안 등으로 정신적 피해를 받았다"고 말했다.

한편 대우조선측 관계자도 "다른 인수대상자를 찾아 매각을 추진하는 것이 당분간은 어려울 것"이라며 아쉬움을 표시했다.

이미경 기자 esit91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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